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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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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남 마이스산업, 한걸음 더 ① 도내 마이스의 현주소

경남 5년간 국제회의 16건 ‘전국 최하위’

  • 기사입력 : 2023-08-01 21: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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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CECO 설립 후부터 18년간
    코엑스 위탁운영으로 제자리걸음
    자체 전시나 지속성장 행사도 적어
    지역 협력업체 육성 못해 ‘악순환’


    올해 경남지역 마이스(MICE) 산업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에 위축된 마이스 산업이 엔데믹을 기점으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런 흐름에 도내 마이스 산업도 합류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차별화된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 또한 도내 대표 전시·컨벤션 시설인 ‘창원컨벤션센터(CECO)’가 2005년 개관 이후부터 지금까지 코엑스의 18년 장기 위탁운영을 마치고, 내년부터 경남관광재단이 맡게 된다.

    이관에 앞서 지난 18년간 창원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경남 마이스 생태계는 어떻게 구축돼 왔는지 진단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이관이 능사가 아니다. 그동안 정체돼 왔던 도내 마이스 산업에 대한 적확한 지원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경남 마이스 산업의 현주소를 되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창원컨벤션센터 외부 전경./경남도/
    창원컨벤션센터 외부 전경./경남도/

    ◇경남, 국제 회의 건수 최하위 수준, 전체 개최 건수는 중간= 마이스는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이들을 유치하고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경제효과를 얻는 융·복합 고부가가치 산업을 뜻한다. 관련 산업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세수 증대 등 경제적 성과는 물론이고 개최지의 이미지 제고나 문화적 홍보 등 효과도 부수적으로 거둘 수 있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마이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는 이유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7년부터 2021년 ‘국제회의 개최실적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UIA(국제협회연합) 기준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한국은 2017년(1297건) 1위, 2018년(890건)과 2019년(1113건) 연속 세계 2위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256건) 4위로 다소 주춤했지만 2021년(473건) 다시 2위를 차지하며 마이스 국가로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이 중 경남의 국제회의 건수는 2017년 3건, 2018년 6건, 2019년 5건, 2020년 0건, 2021년 2건으로 전국 시도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통상 한국 국제회의 개최 건수의 절반가량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을 차치하더라도 경남의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적은 실정이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1년 마이스(MICE) 산업통계 조사연구 보고서의 경남 마이스 개최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경남 마이스 개최건수는 1036건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3위에 자리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경우에는 8위를 차지했다. 경남 마이스 산업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상위권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8년 장기간 위탁 운영…도내 마이스 성장 못해= 한 지역에 전시·컨벤션 시설이 생긴다는 건 그곳이 바로 마이스 산업의 중심이 되어 이끌어간다는 의미와 같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컨벤션산업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제도시로서 위상을 제고한다는 목적 아래 창원컨벤션센터(CECO)를 설립한 2005년부터 지금까지 18년째 운영을 코엑스에 위탁했다.

    이후 CECO 건립 초반에는 전시컨벤션사업의 노하우가 있는 코엑스가 경영을 맡으면서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 국내 최고 전시 컨벤션기관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여러 가지 데이터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위탁이 18년째 장기 지속되면서 업계에서는 그사이 도내 마이스 산업은 ‘제자리걸음’ 혹은 ‘퇴보’했다고 평가한다. 재위탁에 유리한 가동률 등 수익성이 우선되면서 지역 마이스 산업 육성 같은 공공성은 담보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남도와 창원시의 담당 공무원들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이를 완충하거나 보완하는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도내 마이스 업체 A 대표는 “5년 정도 코엑스가 위탁 운영한 뒤, 경남에서 가져와 지역 환경에 맞는 전시·컨벤션 육성을 위한 고민이 필요했는데, 18년 동안 그 과정이 없었다 ”며 “그러다 보니 현재 부산 벡스코의 지스타처럼 전국에 각인되는 경남 전시도 없고, 경남의 전시가 없으니 전시기획·공급 업체 등 도내 마이스 생태계는 성장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 마이스 업체가 ‘없다’?… 경남 마이스 산업 못 키운 것= 컨벤션센터가 창원에 생긴 이후 18년이 지났지만 도내 마이스 업계에서는 경남에서 자체 전시를 열면 지역 마이스 업체만으로는 소화가 안 된다고 하소연한다. 그만큼 마이스 산업 관련 업체들을 도내에선 육성 못했다는 말이다.

    도내 마이스 전문가는 “광주나 대구, 부산의 경우에는 컨벤션센터에서 자체 전시를 열면 지역 부스, 전기, 비품 업체 등 지역 마이스 업계 안에서 수급이 가능한데, 경남의 경우에는 자체 전시를 해도 어떤 부분에서는 타지역 업체들이 어느 정도 들어와줘야 열 수 있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실제로 CECO와 같은 해에 생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의 경우에는 등록된 해당 관내 협력 업체(전시디자인설치, 전기공사, 카펫/파이텍스, 가구비품)만 해도 32곳(광주·전남)으로 CECO(10곳) 대비 3배가량 차이가 난다.

    현재 센터가 주관하는 자체 전시의 경우에도 CECO는 경남국제낚시 및 해양레저산업 박람회, 창원국제스마트생산제조기술전, 창원국제용접 및 절단기술전 등 3개인 반면 김대중컨벤션센터는 광주미래산업엑스포, Green&Agritech Asia 2023 등 10개가 넘는다.

    선종갑 경남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전시·회의시설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인재 양성과 더불어 도내 마이스 관련 여러 업체들을 발굴·육성하고 마이스 얼라이언스를 현실화시켜 정립됐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전시, 컨벤션, 국제회의 등 마이스 관련 지원 예산 확대를 통해 타도시 컨벤션센터와 견줄만한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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