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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문화유산 답사기] <124> 의령 ③

  • 기사입력 : 2004-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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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익사 기념관에는 보물 제671호로 일괄 지정된 유물이 잘 보존되어있
    다. 마구 (馬具)는 곽재우가 타고 다니던 말안장으로 부식상태가 심하여
    1973년 8월에 보존처리 하였다. 포도연(葡萄硯)은 세로 31.5㎝ 가로 21
    ㎝ 두께 3㎝의 흑요암으로 만든 벼루이다. 벼룻물을 담는 연지는 초승달 모
    양으로, 그 주변은 포도와 덩굴무늬를 입체감 있게 새겼다. 거북무늬가 8
    각으로 그 윗 부분 두 곳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직사각형의 연적 역시
    흑요암이다. 벼루와 함께 곽재우 장군이 그의 아버지와 중국 명나라에 갔
    을 때 황제로부터 하사 받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보물 671­4호인 사자철인 (獅子鐵印)은 높이3㎝ 지름 3.5㎝의 철제로 만
    들어진 작은 인장으로 손잡이 윗부분에 사자 상을 조각하였다. 보물 671­5호
    로 지정된 화초문백자8각대접 (花草紋白磁八角大접)은 소형의 8각 대접으
    로 높이 6.5㎝ 윗 지름 21.5㎝ 밑 지름 12.5㎝ 이다. 8각의 각 면마다 풍경
    과 화초무늬를 정교하게 그렸으며, 중국 명나라 황제로부터 하사 받은 것
    이라고 한다. 보물 671­6호인 갓끈은 금파와 대나무, 호박 등으로 만들어졌
    으며 모두 4종이다. 각각 길이가 75㎝, 25㎝, 165㎝, 168㎝ 이다.

     기념관 입구에 있는 준공식 사진을 보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했
    고, 충의각 현판은 김종필 국무총리의 친필이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
    며, 티없이 맑은 어린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뒤로하고 의병탑 정면으로 난
    도로를 따라 의령군청으로 갔다. 군청 정문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수
    문장처럼 서있고, 현관 앞 계단 양쪽으로 줄지어 진열한 화분은 우리 꽃이
    어서 매우 친근감이 느껴졌다.

     군청에서 안내지도를 1장 받아보니, 다른 지방자치 단체에서 발행하는
    지도와 어쩌면 그렇게 제작하는 방법이 똑같은지 답답하다. 다른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한 지도라고 한다면 지도 1장만 들고도 문화재를 쉽게 찾
    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도로 옆에 점을 찍어 표시하는 개념
    도 수준이라서 늘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서 찾아가야 한다.

     종이의 재질도 몇 번 접고 나면 접는 부분이 찢어지고, 훼손되지 않게
    보관하기가 여간 어렵다. 일본은 무료로 지도를 주는 법도 없지만, 문화재
    의 위치를 큰 지형지물 옆에 표기를 하기 때문에 찾기도 쉽고, 물에 젖어
    도 찢어지지 않는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기 때문에 오래도록 사용 할 수 있
    다.

     군청 정문에서 서쪽 골목길을 따라 의령 초등학교를 지나면 솟을대문을
    한 남씨 문중의 제실이 있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제사를 지내는 공간 뒤에
    묘지가 있고, 화강석으로 테를 두른 묘지 앞에 장명등(長明燈)이 있는
    특이한 형태이다. 이곳에서 100m쯤 가면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201호 의령
    향교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승용차 통행이 가능한 좁은 골목길을 따
    라 50m쯤 주택가 사이로 걸음을 옮기면 향교의 정면 출입구인 수인루(數?
    樓)가 4단의 돌을 쌓은 위에 긴 기둥을 세움으로써 정면3칸 측면2칸의 2
    층 누각의 장대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향교 출입구 대문에는 연락처는 찾아도 없고 자물쇠만 굳게 잠겨
    있었다. 향교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른 출입구를 찾을 수가 없어 한
    참을 두리번거리다 돌아가려고 하는데, 마침 서류봉투를 들고 오는 조영준
    (70)씨를 만날 수 있었다.

     정곡면 상촌리에 사는데, 각 지역 향원 대표 모임이 있어 왔다고 하였
    다. 향교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정교 직책을 맡고있는 이종경(전화:055­
    572­4660)씨나 의령군청 문화체육과(055­572­2223)에 미리 연락을 하면 출
    입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향교는 유교의 옛 성현(聖賢)을 받들고, 지역 사회의 인재 양성과 미
    풍양속을 장려할 목적으로 설립된 전통시대의 지방 공교육 기관이었다. 팔
    작 지붕의 수인루 아래층은 출입문이지만 의령주변의 풍광이 들어올 것 같
    은 2층은 유생들의 여가 공간 및 여름철 학습공간이자, 손님을 접대하는
    곳이었다. 그러하기 때문에 신성함이 유지되어야 할 대성전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다. 수인루의 후면에는 우러러 보인다는 뜻의 창앙루 현판
    을 지나니, 앞면에는 명륜당이 양쪽에는 서재와 동재가 자리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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