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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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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여행 (하)벚꽃

  • 기사입력 : 2006-03-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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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 봄이 핀다

      벚꽃 내달 2일 절정


      연분홍빛 솜털 같은 꽃망울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었다. 검은 고목나무에 가느다란 생명을 불어넣은 듯하다.
      봄꽃 중에서 백미는 아마 벚꽃이리라.

      벚꽃은 장터에 왁자지껄 모여들었다 장이 파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봄 손님 같다.

      따사로운 봄바람이 살랑 불어 일순간에 피어나 주위를 꽃천지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다 일주일 정도 절정을 이루다 정말 봄눈 녹듯 떨어져 버린다.

      흔히 꽃이 지면 추하다고 한다. 그러나 벚꽃엔 이 말이 해당되지 않는다. 핏빛 붉은 꽃덩이가 그냥 뚝 떨어진 동백이나 이른 봄날 하얗게 떨어졌다가 시꺼멓게 죽어가는 목련같이 전혀 처절하지 않다. 그냥 바람에 날려 ‘꽃보라’를 풍기며 미련 없이 산화돼 버린다.

      아무런 인연도 남기지 않고. 아니 온 듯 미련 없이 한순간에 떠나버리는 벚꽃. 복잡한 실타래 같이 엉킨 현대를 살아가는 철학이 담긴 듯하다.

      올해는 예년보다 6∼8일 가량 늦은 4월 2일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연인 혹은 가족과 한순간 산화되는 절경을 감상하며 벚꽃 길을 걸어보자. 도내 유명 벚꽃 군락지에서는 때맞춰 축제도 함께 열린다.

      진해 군항제 31일부터 10일간

      유명가수 공연… 해군 군악대·의장대 시범

      중원로터리 일원 야시장엔 볼거리 '만개'

      ▲진해 왕벚꽃= 벚꽃이라면 전국에서 진해 만큼 유명한 곳이 없으리라. 한때 일본 국화라는 이유로 많이 배척받았으나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로 밝혀지면서 벚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복산 공원. 해군사관학교. 제황산 공원. 내수면연구소. 안민고개 등이 벚꽃명소로 대표적이다. 특히 장복산 공원의 벚꽃터널과 창원에서 진해로 오가는 안민고개 코스는 진해시가지를 뒤덮은 벚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 안민고개에는 목책로가 완공돼 흩날리는 벚꽃을 맞으며 걷는 기분이 천상에 온 듯한 느낌이다. 이에 맞춰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군항제도 31일부터 10일간 열려 다채로운 행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40년째 이어오는 군항제는 유명가수 초청과 해군 군악대. 의장대 시범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되며.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한 야시장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548-2043

      ★가는 길= 진해로 들어오는 길은 창원을 거쳐 안민터널과 안민고개를 지나오는 방법과 마산을 거쳐 장복터널로 내려오는 길이 있다. 부산 방면에서는 진해 용원 쪽으로 들어와 장천을 지나 진해 도심으로 들어올 수 있다.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31일~4월2일

      섬진강과 마을 따라 연분홍 물결

      쌍계사 가는 '십리벚꽃길' 장관

      ▲하동 벚꽃 십리(화개장터 벚꽃축제 31일부터 4월2일까지)= 하동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쌍계사로 들어가는 하동 ‘십리벚꽃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칭송받고 있다.
      눈부신 백사장이 드러난 섬진강과 고즈넉한 마을 경치를 좌우에 두고 연분홍 벚꽃 사이를 달리는 모습은 영화의 멋진 한 장면이다.

      지금은 ‘하동포구100리 벚꽃길’인 금남면 노량에서 화개면 쌍계사의 국도변이 모두 연결돼 꽤 오랫동안 달리면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화개장터에서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 ‘화개장터 벚꽃축제’도 열린다. ☎880-2375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하동나들목에서 내려 하동읍 19번 국도를 타고 화개장터. 쌍계사 방면으로 가면 된다.

      수령 100년 넘는 벚나무 1천여그루

      주변 와룡산·사천읍성·실안낙조 볼 만

      ▲사천 선진리성= 사천 8경 중의 하나다. 이순신 장군이 처음 거북선을 이용해 왜선을 물리친 사천해전이 있었던 곳으로 도내에서 아름다운 벚꽃 명소로 꼽힌다. 특히 수령이 보통 100년이 넘는 1천여 그루 아름드리 벚나무들의 벚꽃이 만개하면 선진리성이 은빛 물결로 출렁이는 장관을 이룬다.

      특히 주변에는 기암괴석과 한려수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와룡산(798m)과 달맞이가 아름다운 사천읍성. 전국 9대 일몰의 하나인 실안낙조와 원시정치망인 죽방렴 등 명소들이 많다. ☎830-4226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나들목에서 내려 삼천포 방면 3번 국도를 30분 정도 가면 용현면 선진리성이 나온다.


      전원 풍경과 함박눈 같은 벚꽃 황홀

      인근에 황매산·송씨고가·옥계서원도

      ▲합천호와 백리벚꽃길= 합천에서 댐을 지나 거창까지 이어지는 호반도로로 연결되는 백리 벚꽃길은 전국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 전원 풍경과 함박눈 같은 벚꽃의 조화로움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게다가 춘천호를 연상시키는 맑고 깨끗한 합천호는 낭만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에는 황매산 군립공원이 위치하고 주변에 송씨고가. 옥계서원. 현산정. 사의정 등 유명한 고가들이 자리하고 있어 옛 현인들의 정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930-3752

      ★가는 길= 진주~대구간 33번 국도를 타고 합천읍내로 들어가 남정교를 지나면 합천댐 진입로가 나온다. 이정표가 잘 돼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최승균기자 july9t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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