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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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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공원의 재발견

  • 기사입력 : 2007-06-07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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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조각공원 나들이


    신록의 계절 6월을 맞아 산으로 바다로 나들이 계획을 짜느라 집집마다 분주하다.

    찬찬히 둘러보면 가볼만한 곳이 수두룩하다.

    경남지역의 경우에는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만 하더라도 1박2일. 2박3일 종주라든가. 당일치기 천왕봉 등반 등 수십가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뿐 아니다. 바다로 치면 고성군과 통영시. 거제시. 사천시. 남해군 등지에서 남해안의 멋과 정취를 만난다.

    이런 식으로 조금만 더 신경을 써 나들이 계획을 연상해 간다면 자신과 가족의 일정에 꼭 맞는 코스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나들이 계획이 필요없는 곳도 있다. 그중의 하나가 조각공원이다.

    조각공원은 말 그대로 조각미술품들이 설치된 공원이다. 그냥 가족과 함께 1~2시간 산책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곁들여서 마음껏 작품들을 감상하면 그만이다.

    ▲마산조각공원

    지난달 마산시 신포동 마산음악관 앞마당에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들이 설치됐다. 이어 이곳에 마산조각공원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새롭게 조성됐다기보다는 마산음악관 앞마당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전의 앞마당은 가볍게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 음악관과 앞마당을 뺑 둘러싼 지압보도는 건강을 생각하는 시민들이 애용하는 시설이다.

    여기에 조각미술품들이 설치됐고. 이제는 산책뿐 아니라 미술감상의 장소가 됐다. 특히 마산조각공원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른 공원과 달리 조각작품 앞에 작품해설이 충분히 돼있다는 점이다.

    물론 작품감상은 보는 이의 마음이란 관점에서 작품해설은 불필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는 작품해설이 있는 것이 좀 더 수월한 것 같다.

    우선 야외에 설치해야 하는 성격상 작품들은 브론즈를 비롯해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스틸. 스틸. 철. 돌 등 견고한 재료로 제작돼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각공원 주차장 바로 앞에 설치된 작품 ‘터-장미꽃이 피다’(화강암. 브론즈에 채색·양태근)는 마산의 시화인 장미를 통해 마산의 지역성. 곧 마산 지역에 뿌리를 내린 생명을 표현했고. 그 옆에 설치된 ‘Dream figure‘(청동·박순종)는 신항만의 미래와 시민의 정서가 하나의 공간에서 어울리도록 했다.

    또한 청동으로 가족들의 사랑을 음악적 율동으로 표현한 ‘추억+사랑 2005’(청동·김정택)을 비롯해 ‘파-율-음 2005’. ‘소리-Bruit 2005’. ‘희망’. ‘의로운 영혼’. ‘아침의 향기’. ‘海原을 향한 멜로디’ 등 모두 18점의 작품들이 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마산조각공원은 마산음악관 앞마당에 조성됐기 때문에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무엇보다 ‘미술과 음악의 만남’이란 의미가 둘 사이에는 더 잘 어울린다.

    마산음악관은 마산출신 음악인과 마산에서 활동했던 음악인 이일래. 조두남. 반야월. 이수인 등의 예술혼을 이어받자는 취지로 만들어졌고 악보나 작곡집 등 마산음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음악과 조각 작품들이 내뿜는 예술의 향기에 동시에 취할 수가 있다.

    ▲도청 앞 ‘정원’

    경남도청 청사 앞에 조성된 공원을 경남도는 ‘정원’이란 말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정원치고는 무척이나 넓은 곳이다.

    도청 청사를 바라보고 정문에 선다면 웬만한 운동장 크기만한 공원이 양쪽에 조성돼 있다. 두 공원은 한번씩 걸어본다면 나름의 특색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먼저 도청 정문에는 두 개의 큰 탑이 일렬로 서있다. 앞의 것은 ‘낙도(樂道)의 탑’이다. 1983년 도청이 창원의 현재 위치에 자리잡았을 때 세운 탑이다.

    그 뒤에는 ‘화합과 상승의 탑’이 우뚝 섰다. 경남도정 100주년을 기념해 1996년에 세운 탑이다. 경남도의 역사가 정문 앞 공원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다.

    정문에서 서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자갈길이다.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길이다. 이곳은 확 트인 잔디공원이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고 그 주위로 조각미술품들이 배치됐다.

    ‘소리-2000’(임형준·한국). ‘경남의 몬티테벨로’(리날도 비지·이탈리아). ‘숨겨진 용의 짝’(알비트 헤팅거·독일) 등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 10여개가 2000년에 놓여졌다.

    조각품을 한번씩 들여다보고 자갈길을 밟으며 한바퀴를 휑하니 돌고나니 30분은 족히 흘렀다. 잠깐의 휴식을 뒤로 하고 정문 동쪽 공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의 중심은 ‘경남모양 연못’이다. 경상남도의 모양을 본떠 만든 연못인데. 거제대교와 남해대교. 지리산 국립공원을 300만분의 1로 축소했다. 연못 속의 창원시 자리에는 평화의 여신상 조각이 자리했고 진주 진양호 자리에는 고래조각 분수대가 설치됐다.

    동쪽 공원에는 경남모양 연못 말고도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 유리관 속의 거북선 자리에 묻혔다. 경남탄생 100주년을 맞아 1996년 경남의 상징물 100종을 묻었는데. 2096년 200주년이 되는 해에 개봉한다는 글귀가 인상깊다.

    ▲김해 연지 조각공원

    김해시 연지공원에 조성된 조각공원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세계적인 작가들의 예술작품과 숲. 그리고 호수가 어우러져 문화예술체험공간이라 할 수 있다. 연지 조각공원은 사이버 조각공원을 비롯해 최신 현대미술사조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편안히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명상을 즐길 수도 있고. 작품을 통해 세상을 재단해 볼 수도 있다. 김해박물관에서 15분 정도 걸어서 연지공원에 도착해 조각공원에 들어서면 입구에 서있는 사각틀 구조물은 작품 ‘적의(積意)’(박석원)다.

    연지 조각공원 내 여러 작품과 사이버 조각공원 전체를 돌아나오면 김해시의 미술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통영 남망산 조각공원

    해발 80m 통영시 동호동 남망산 조각공원에 오르면 ‘동양의 나폴리’라는 아름다운 통영항이 눈에 들어온다. 드나드는 크고 작은 배와 쪽빛바다 위에 오밀조밀 떠 있는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시민문화회관 개관과 더불어 통영출신의 심문섭 중앙대 예술대학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 유명 조각가 15명의 작품으로 구성된 5000여평의 야외 조각공원은 작품마다 예술에 대한 상상력과 미지 세계를 향한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시민문화회관 밑 공원입구에서부터 ‘이토 다카미지(일본)’의 ‘4개의 움직이는 풍경’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남해 천단 조각공원

    천단 조각공원은 남해에서 야외 조각공원전시장을 운영하며 고집스럽게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조각가 정암 김동환(58)씨가 설천면 금음리 쇄음산 자락 5천여평에 직접 조성했다.

    남해 앞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산 중턱에 터를 마련. 60기 이상의 거대한 돌들을 세워놓고 김동환씨가 17년여에 걸쳐 작업해 온 작품들이다.

    전시되는 조각물들은 배달나라 시대 중원대륙을 호령하며 사용했던 고대문자와 우리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을 바위에 새긴 것으로 학생 등 관람객들에게 민족의 철학과 사상을 일깨우는 훌륭한 역사체험의 장이 된다.

    ▲거제 양지암 조각공원

    거제 양지암 조각공원은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능포동 일대에 조성된 공원이다. 이곳에 국내 미술협회 소속 조각가들의 작품 21점과 잔디광장. 전망대 등이 들어서 있다.

    특히 화강석과 스테인리스스틸. 청동 등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국내 공모를 거쳐 접수된 226점의 조각품 가운데 엄선된 것들이다. 1만 그루가 넘는 30여종의 장미가 자태를 뽐내고 있어 5월께 장미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진해 장복산 조각공원

    진해시 장복산 자락에 위치한 조각공원이다. 장복산 휴게소 주변에 11점의 조각작품을 비롯해 총 25점이 숲과 어우러져 있다. 설치작품들은 항만도시로 성장하는 진해와 산을 상징하는 ‘자연과 바다’를 주제로 삼았다. 조각품은 ‘천사들과 모자상’. 강용면 작 ‘옹고지신 2005’ 등이 있으며 작품감상을 위한 표지석과 조명이 설치돼 있다.

    ▲산청 생초 조각공원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생초고분군과 어외산성에 연접한 생초국제조각공원은 최근에 발굴한 가야시대 고분군 2기와 국내외 현대조각품 20여점이 어울려 고대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특색 있는 문화예술공원이다. 이곳에 설치된 조각품들은 1999년. 2003년. 2005년 산청국제현대조각심포지엄에 참여한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만든 작품이다. 박영록기자 pyl21c@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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