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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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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길”/정오복기자

  • 기사입력 : 2008-02-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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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원이 있다면 내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다 죽는 겁니다.”

    이는 중증 장애인을 자녀로 둔 대부분 부모들의 간절한 기도라고 한다.

    창원지법은 지난 13일 생활고를 비관해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12살, 11살 두 아들을 숨지게 한 아버지에게 징역 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훌륭하게 생활하는 다른 장애인이나 그 가족들의 용기를 잃게 했기 때문에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회·공적 보호망이 완전하지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 A씨에게만 전적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양형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남도장애인부모회는 입장을 달리했다. 이번 불상사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낳은 결과이지, 개인의 기질이나 패륜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내몬 공공의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기자의 고교 시절, 부산 해운대를 찾은 장애 아동들의 봄소풍을 기억한다. “마~ 저 아이들 모두 버스에 태워 바다 속으로 쑥 들어가 버리면 안되겠나…” 라는 장애아 어머니인 듯한 한 아주머니의 탄식에 주변에서 “어미가 오죽하면 마음에도 없는 저런 말을 할까”라며 안타까워했던….

    30년이나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장애인 복지정책은 썩 나아진게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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