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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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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메세나에서 소외되는 이유는/조고운기자

  • 기사입력 : 2008-03-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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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만난 도내 문학단체장들이 하나같이 볼멘소리로 털어놓는 불만이 있다. 다름아닌 도내 메세나운동에서 문학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메세나운동이란 기업이 문예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는 운동이다. 지난해 10월 창립한 경남메세나협의회는 음악, 전통예술, 미술,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단체와 기업을 연결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 수혜가 유독 문학장르에만 인색하다는 것이 도내 문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문학 단체장은 “모든 예술의 뿌리인 문학이 발전돼야 모든 문화예술이 부흥한다”며 “메세나 지원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공연행사에만 편중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내에서 메세나운동으로 성사된 결연사업은 지금까지 총 14건이다. 하지만 그중 문학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세나협회 측은 “우리가 하는 역할은 서로 원하는 기업과 예술단체를 연결시키는 것인데, 기업에서 대부분 음악 등 공연을 원한다”며 “편중되는 것은 알지만 기업에서 선호하는 예술단체로 연결시켜 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결 시스템을 살펴보면, 지원의사를 밝힌 기업체에 메세나협회에 등록한 문화예술단체의 전체 명단을 전달한다. 명단에는 예술단체의 활동 프로그램이 소개돼 있고, 기업체는 이를 통해 선호도를 따져 지원단체를 선택한다.

    시스템이 이러한데, 협회 측을 붙잡고 ‘왜 문학만 소외시키냐’며 마냥 투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기업체에게 왜 예술의 중심 장르인 문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느냐고 지적만 하고 있어서는 답이 없다.

    도내 문학단체 중 메세나협회에 등록한 곳은 모두 8개다. 그들이 제안한 프로그램의 면면은 기관문학지 배포, 시낭송, 백일장 등이다. 과연 기업체에서 호감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인가.

    문단 스스로 ‘감나무 밑에 앉아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격’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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