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8일 (수)
전체메뉴

이 대통령의 ‘짝사랑(?)’/이상권기자

  • 기사입력 : 2008-04-17 00:00:00
  •   
  • ‘부시 미국 대통령 공항 영접. 미국 주요 방송사 현장 생중계. 신문 1면 머리기사·사진 장식.’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행사 내용? 아니다. 애석하게도 ‘희망사항’이다. 이 대통령의 방문을 보는 미국의 시선은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다. 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 도착한 16일(한국시각) 주요 방송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미국 방문이 있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 내외는 물론 딸까지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항에 마중 나갔다. 현장은 생중계됐고 연일 교황 얼굴이 주요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외국 국가원수나 외빈을 공항까지 마중 나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 내외를 케네디 공항(JFK)에서 마중한 미국측 인사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였다. 물론 전 세계 10억 가톨릭 지도자인 교황과 이 대통령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여기에 17일에는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회담한다. 이래저래 미국의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8일 이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 최대 이벤트인 캠프데이비드 만찬이 이뤄지면 그나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부의 대미관계 기본 원칙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미국을 선정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연일 친미를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맹목적 ‘짝사랑’ 아닌가 하는 싸늘한 시선도 있다. 미국의 태도는 물론 정상회담을 앞두고 갖가지 요구사항을 늘어놓는데서 불쾌지수는 더욱 높아진다.

    최근 미국 대표 신보수주의 잡지인 ‘위클리 스탠더드’의 칼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벚꽃이 만발한 계절의 절정에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요즘 한미간 친선이 벚꽃만큼이나 덧없고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워싱턴 D.C에 도착한 17일 포토맥 강변을 따라 늘어선 벚꽃의 자태가 더욱 눈부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권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