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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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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통영이다”/이상목기자

  • 기사입력 : 2008-04-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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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오후 3시 마산시청 6층 중회의실.

    수정만매립지 STX조선기자재 공장 유치를 둘러싼 7개월여의 반목을 풀고,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시와 업체, 찬·반주민 대표간 4자 공개토론회가 어렵사리 열렸다.

    100평이 될까말까 한 회의실 중심부에는 사각형으로 좌석이 배치됐고, 주변으론 200명 가까운 방청객들이 토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관심도를 반영하듯 방송사 카메라와 기자들도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사각형으로 배치된 좌석 중 삼면에만 각 대표자들이 자리했고, 유치반대측 주민대책위원회 좌석은 텅 비어 있었다. 사전에 다른 약속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불참했던 터였다.

    회의 주재를 맡은 김종부 부시장이 유감을 표했고, 실무자가 추진 경과와 기업유치의 당위성을 보고했다. 이어 질의 응답이 진행됐다. 찬성측 주민들은 일관되게 ‘마산발전과 후세를 위해 하루빨리 STX 유치가 해결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STX 관계자는 ‘마을발전기금 40억원 지원은 그룹 총수의 의지인 만큼 반드시 지킨다’면서 ‘나머지 20여가지 조건은 유치 문제가 결정된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피력했다.

    2시간여 비슷한 질의응답이 계속되면서 방청객들도 지쳐갔다. 여기저기 뒤척임이 나올 즈음 김종부 부시장이 마무리 발언을 했다. 그는 “시는 반드시 STX유치를 관철할 것”이라고 못박은 후, 불가피성을 확신차게 피력했다.

    “마산은 70, 80년대 전국 7대 도시였다. 수출자유지역과 한일합섬 등 5만여 근로자들이 20만 인구를 먹여살렸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이 다 떠나고 젊은이들도 덩달아 떠나면서 출산율이 1.02명으로 최하위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나는 통영 사람이다. 마산에서 입지를 세울 사람이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마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주민들도 후손들의 기반을 닦는 데 힘을 모아달라.”

    일순 토론장이 엄숙함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박수로 뒤덮였다. 그의 앞에 ‘복잡한 사안’이 가로 놓여 있음에도 혼신을 다하는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주민들을 감동시킨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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