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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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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음식이야기 (30) 고추

자주 먹으면 밤눈 밝아져
권오천(경남도립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 기사입력 : 2008-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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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명하고 높은 가을 하늘 아래의 시골집 지붕 위에 빠알간 고추를 널어 말리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가을 풍경이다. 고추는 한국음식의 대표적인 양념으로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식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추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속담도 많다. 몸집이 작은 사람이 큰 사람보다 재주가 뛰어나고 야무짐을 비유한 말로 “작은 고추가 더 맵다”고 한다. 또 심술이 매우 고약함을 비유한 말로 “고추 밭에 말 달리기”라는 말이 있고, 작은일이라도 사람을 부리면 보수를 주어야 한다는 말로 “고추밭을 매도 참이 있다”고 한다.

    원래 고추는 열대의 남미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고 콜럼버스에 의해 1493년 스페인으로 전해졌는데 ‘후추보다 맵고 색깔이 붉다’라는 뜻으로 15세기경 영국과 중부 유럽에 전파되었다. 일본에는 16세기경 전파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1614년(광해군 6년)에 일본으로부터 도입되었다. 그후 고추는 우리 음식과 궁합을 잘 맞춰 왔으며, 예부터 득남했을 때는 고추를 새끼에 주렁주렁 끼워서 대문 앞에 매달아 남성의 상징으로 삼아 왔다.

    고추의 붉은 색은 ‘캡산친’이라는 성분이고 매운 맛은 ‘캡사이신’이라는 일종의 알칼로이드이다. 고추에는 단백질, 당분, 지방, 칼슘이 들어 있고, 주석산, 구연산, 사과산 등도 풍부하다. 특히 풋고추와 고춧잎에는 비타민 A와 비타민 B가 아주 많아 유럽에서 흔한 괴혈병, 구루병, 일본에 많은 각기병과 야맹증 환자가 우리나라 사람에게 거의 없는 것은 김치와 고추장, 풋고추 등 고추를 일상적으로 먹기 때문이다. 고추와 고추씨의 함유성분인 캡사이신은 항균 작용이 있고, 베타 카로틴,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된 고춧가루는 항돌연변이 및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고추는 비만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말초신경의 활동을 높여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위장의 기능을 돕는 등 여러 가지 생리작용이 있다. 고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풋고추 그대로 섭취하거나 고춧가루, 고추장 형태의 양념용 또는 장식용으로 모든 음식에 사용하고 있으며, 고추 없는 우리 음식은 존재할 수 없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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