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9일 (목)
전체메뉴

재래종 목화 ‘동양면’ 재배 권외진씨

“‘문익점 목화’를 산청 자랑거리 만들래요”
2001년 전남 무안군 목화시험장서 첫 인연

  • 기사입력 : 2008-10-23 15:07:42
  •   

  • “문익점 선생이 가져온 동양면을 재배해 산청의 자랑거리로 만들겠습니다.”

    산청군 단성면에서 7년 동안 재래종 목화인 동양면을 고집스레 재배하고 있는 권외진(57·여)씨.

    권씨가 동양면 목화꽃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지난 2001년 전남 무안군 목포 목화시험장을 우연히 견학하면서다.

    권씨는 이때 목화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시험장에서 목화씨 20여립을 분양받아 7년 동안 문익점 선생이 태어난 곳인 단성면 배양마을에서 묵묵히 재래종 목화를 재배하고 있다.

    이곳 인근 밭에서 3300여㎡의 목화를 재배하고 있는 권씨의 목화사랑은 단순히 목화를 재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민왕 12년(1363) 중국 원나라에 사신으로 간 문익점 선생은 목화 씨앗을 붓통에 넣어가지고 들어와 재배법을 전국에 보급해 가히 ‘의복 혁명’을 일으켰다. 그의 뜻을 받들기 위해 문익점 선생 21대 증손부 황기수 선생으로부터 목화실 뽑기와 베짜기 기술을 전수받았다는 권씨는 단성면 소재지에 위치한 한 건물 3층에 ‘목화연구소’라는 작은 간판을 걸고 직접 재배한 목화에서 수확한 솜을 타서 무명베를 만들고 천연염색과 누빔의류 등을 만들며 무명베의 아름다움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또한 문익점시배지에서의 베짜기 체험학습과 진주 개천예술제 등에서의 베짜기 체험지도를 통해 동양면의 우수성을 알리고 동양면 목화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술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크고 둥글둥글한 형태의 개량종 목화는 크기가 커서 솜의 양은 많지만 솜이 질기지 않아 질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작지만 네 뭉치의 솜이 달려있는 모양이 또렷한 재래종 목화솜은 솜 양은 적지만 실이 질긴 편이며 꽃 또한 화환이 있는 점이 개량종과 구별된다.

    일제시대에 일본 사람들이 들여온 개량종으로 인해 현재 재래종이 거의 자취를 감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권씨는 “목화를 처음 재배한 산청만이라도 재래종 목화가 널리 재배돼 산청의 자랑거리가 되길 바란다”며 작은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권씨는 “목화의 종류가 40여종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재래종 목화를 연구하면 할수록 더욱 재미가 있다”며 “산청지역의 전통 목화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목화를 이용해 옷감과 아토피, 천식에 좋은 효능을 증명하기 위해 한약재료 등을 사용해 목화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시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7~8월에 흰색과 노란색 꽃이 피고 9월 말부터 11월까지 솜이 피는 재래종 목화, 지금 3300㎡의 목화밭에는 늦게 피기 시작한 노란색 목화꽃과 솜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김윤식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