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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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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민대상 효행상 수상한 일본인 며느리 야시마 가즈코씨

“며느리로서 해야 할 일 했을 뿐인데…”
99년 일본 가족 반대 무릅쓰고 한국으로 시집

  • 기사입력 : 2008-10-27 15: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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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으로 시집와 시부모를 극진히 봉양해 올해 밀양시민대상 효행상을 수상한 일본인 며느리 야시마 가즈코(39·청도면 구기리)씨를 만났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며느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주변에서 효부라고 칭찬해 주고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니 부끄럽다”며 미소를 지었다.

    야시마씨는 1999년 서른 살의 나이에 같은 종교인이었던 김강진(44)씨를 만나 결혼했다.

    당시 한국사람과 결혼한다고 하자 일본 가족들은 타국으로 시집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며 반대했지만 믿음이 있어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와 풍습도 달라 모든 게 낯선 이국땅으로 시집을 오면서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당시 지체장애 2급으로 하반신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시어머니(80)의 대소변을 받아냈다. 결혼 당시만해도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시어머니의 병이 극진한 병수발로 많이 호전되기도 했다.

    또 노환에 시달리던 시아버지(79)는 정성스런 봉양에 힘입어 건강을 많이 회복했지만, 지난해까지 많이 호전됐던 시어머니의 병환이 올들어 다시 악화돼 많이 걱정된다고 한다.

    외국인 며느리로 어떻게 헌신적으로 시부모님들의 병간호를 할 수 있었는지 묻자, “남편과 시아버지 등 가족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가족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남편과의 결혼을 결심하고 한국어 공부를 몇 개월간 집중적으로 했지만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일제시대에 일본어을 배우셨던 시아버지와는 간단한 대화가 가능했고 양념통에 일본어로 표기를 해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해주기도 했다며 시아버지 자랑을 했다.

    또 당시 한국어를 배울 때 표준어로 배웠는데 시댁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표준어로 하면 알아 들을 수 있는 것도 경상도 사투리로 말해 전혀 알아 듣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며 이제는 웬만한 사투리도 다 알아듣는다며 유창한 사투리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야시마씨는 두 자녀를 돌보고 시부모 봉양 등 여러 가지 여건으로 친정 방문 한번 하지 못하다 지난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잠시 친정 나들이에 나선 것이 처음이었지만 섭섭한 표정 한번 짓지 않았다.

    야시마씨는 “두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주고 최근 병환이 많이 악화된 시어머니의 건강이 하루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2004년에도 대한노인회 밀양시지회로부터도 효행상을 받았고, 지난해 제35회 어버이날에도 경남도지사 효행상을 받기도 한 야시마씨의 효행은 효심이 사라져 가는 우리 사회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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