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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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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뿌리에 1050송이 ‘다륜대작’ 피워 낸 마산시농업기술센터 전정수 씨

“내년엔 1200송이 국화에 도전”
16개월 동안 현동 묘촌마을 양묘장서 정성 쏟아 키워

  • 기사입력 : 2008-10-31 15: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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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실의 계절, 가을을 더욱 향기롭고 우아하게 하는 화훼가 국화다. 국화 중에서도 단아한 자태로 품격을 더하는 대국(大菊)은 단연 으뜸이다. ‘귀족꽃’인 국화를, 그것도 재배가 어려운 대국 한 뿌리에서 무려 1050송이를 피워낸 화훼 전문가가 마산에 있어 화제다.

    마산시농업기술센터 도시화훼계에 근무하는 전정수(47)씨.

    서정주의 시에선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봄부터 (8개월여를) 울었지만, 그는 한 그루에 무려 1050송이의 대국을 피우기 위해 해를 넘기며 16개월 동안 현동 묘촌마을 양묘장에서 노심초사했다.

    31일 현재 가고파 국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돝섬 하늘마루 전시장에는 전씨가 분신처럼 관리해 피워낸 1050송이 ‘다륜대작’(多輪大作)이 기품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륜대작은 원형의 틀에 대국 한 줄기가 많은 꽃을 피우게 한 작품을 말하는데, 100송이 이하는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지만 1000송이가 넘을 경우 ‘금지옥엽’의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결코 이뤄낼 수가 없다고 한다. 전씨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다륜대작 702송이가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역대 최고기록으로 공인받았을 정도로 쉽지 않은 경지다. 올해 성공한 1050송이도 이날 최고기록 공인을 받았다.

    한 뿌리 1050송이 다륜대작이 탄생되기까지는 실로 ‘인고’의 과정이다. 지난해 7월 현동 양묘장에서 삽목과 함께 시작, 이후 5차례의 분갈이와 9차례 순지르기 과정을 거쳤다. 평균 두 달에 한 번씩 하는 분갈이는 뿌리 노쇠 방지와 왕성한 생육을 위한 것이고, 순지르기는 1월부터 9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송이수를 늘리기 위한 작업이다. 이를 위해 전 씨는 일년 내내 양묘장에서 생활하다시피 했다.

    특히 축제에 임박해 다륜대작을 둥근 원틀에 붙이고 마지막 분에 넣는 과정에서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자칫 가지가 부러지거나 꽃봉오리가 떨어져 나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16개월 농사가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천농고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지난 1991년 5월 뒤늦게 공직에 입문, 화훼분야에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개척하고 있지만, 주위의 높은 기대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다고 한다.

    “벌써부터 내년에는 몇송이가 가능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영역의 도전이다보니 심적 고통이 큽니다. 대국 다륜대작은 최고 1300송이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작품성과 고른 개화 등을 감안하면 1000송이 내외가 가장 적당하다고 봅니다. 송이 수에 집착하지 말고 작품성을 보는 안목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전 씨는 올해 가고파 국화축제가 끝나면, 곧바로 내년 행사를 위해 자식같은 국화와 또다시 씨름해야 한다.

    “내년에는 한 뿌리 1200송이 이상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많이 성원해 주십시오.”

    이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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