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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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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월급 쪼개 선행 이병민 진주경찰서 대평분소장

“지역 주민에 산소 같은 사람 될 것”
86년 진주경찰서 근무 때부터 결손아동·비행청소년 선도 앞장

  • 기사입력 : 2009-02-25 16: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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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의 지팡이’로 23년째 월급을 쪼개 결손아동을 돕고 비행청소년을 선도하는데 앞장서는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진주경찰서 대평분소장 이병민(55) 경위가 화제의 주인공.

    이 경위의 이 같은 선행은 지난 80년 경찰에 투신한 후, 86년 진주경찰서로 오면서 23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는 지난 86년 망경파출소 근무 중 지역 내 야간 순찰을 하다 진주역 부근에서 처량한 몰골로 잠을 자고 있던 버림받은 아이 5명을 발견했다.

    상점이나 빈집에서 먹을 것과 돈, 이불 등을 훔쳐 산속의 동굴과 다리 밑에서 생활하던 이들을 조사하면서 이 경위는 “범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들을 처벌하면 계속 탈선의 늪을 빠져들 것만 같아 선도할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이들을 방치했더라면 최일선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향후 엄청난 아픔과 고초, 부끄러움, 후회를 겪어야 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들은 모두 결손가정에서 자라 먹을 것이 없어 남의 것을 훔치는 등 비행의 시발점에 있었다. 이 경위는 당장 이들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월급을 털어 야외용 텐트와 이불을 구하고 결혼할 때 부인이 가지고 온 담요, 그릇 등을 챙겨 파출소 부근 빈공장 건물 1칸을 개수, 이들의 안식처를 마련해 줬다. 이젠 버림받은 아이들이 모두 성장해 사회의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지만 그의 선행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3월 진주경찰서 진양호 지구대 대평분소장으로 발령나면서 이곳에서도 지역민들에게 선행을 하고 있다.

    진양호댐이 건립되면서 이주단지로 새로 조성된 이곳 주민들은 모두 농사일에 주력해 낮에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설이나 명절 때면 주민들의 자식들이 선물을 많이 보낸다. 이 경위는 이 선물들을 보관했다가 주민들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시간이면 전화를 걸어 택배를 전달하는 등 지역 치안업무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심부름꾼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또 한 달에 한두 번씩을 부인과 함께 마을 경로당을 찾아 술과 음료, 과일 등을 전달하면서 지역민과 친밀한 치안행정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선행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는 경찰관에 투신한 후 지금까지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 경찰청장 표창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경위는 “시민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산소 같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민생치안에 여념이 없는 모범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경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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