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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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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대 입학한 농아인탁구 국가대표 모윤솔·윤자 자매

“9월 농아인올림픽서 금메달 딸래요”
언니 수비·동생 공격형 ‘환상의 복식조’로 강력한 메달후보

  • 기사입력 : 2009-02-26 15: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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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 농아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농아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싶습니다.”

    농아인탁구 국가대표인 모윤솔(21·오른쪽)·윤자(18) 자매가 25일 진주 한국국제대 특수체육교육과에 나란히 입학했다.

    경기도 평택 농아학교인 에바다학교를 졸업한 이들 자매는 부모님도 모두 청각장애인이어서 할머니 진숙희(82)씨의 뒷바라지 속에 어렵사리 고교과정을 마치고,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 나란히 합격했다.

    ‘환상의 복식조’로 태극마크까지 달게 된 자매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탁구를 통해 장애를 이겨내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그려 가고 있다.

    특히 장애를 갖고 있는 부모님이 별다른 수입이 없고 할머니가 한우 몇 마리를 키우면서 어렵게 살아온 자매는 친척과 주위의 도움으로 겨우 입학했지만 앞으로 학비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매는 항상 꿈을 이루기 위해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삶을 살아간다.

    우선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 농아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세계 최강 중국이 버티고 있지만 자매라는 특징을 살려서 누구보다 호흡이 척척 맞는 데다 최근에 동생 윤자양의 실력이 급상승해 가장 강력한 메달 후보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장애인올림픽의 연금과 포상금 지급 기준도 올림픽 입상자와 동등해지면서 ‘운동만 열심히 하면 경제적으로 자립이 가능하다’는 희망에 하루도 쉬지 않고 비지땀을 흘리며 라켓을 휘두르고 있다.

    자매는 “체육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국제대에 입학했는데, 우리의 행보에 에바다학교 50여명의 농아인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많은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초등학교 시절 자매에게 탁구 라켓을 쥐게 한 에바다학교 권오일 교감(47)은 “자매가 많은 농아인에게 큰 희망을 던져 주고 있으며, 대만올림픽에서도 중국과의 금메달 다툼이 예상되지만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며 “체육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업을 마치기 위해서는 주위의 관심과 격려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언니는 수비형, 동생은 공격형 전술로 ‘환상의 복식조’로 통하는 자매는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밝은 성격에 분위기 메이커인 언니 윤솔씨는 “대학에 입학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연신 수화를 했고, 동생 윤자양도 “언니와 함께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고영진 총장은 “정말 훌륭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학생들이 입학하게 돼 너무 반갑고, 기쁘다”면서 “두 자매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체육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하겠다”고 밝혔다.

    정경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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