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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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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 남해 해성고를 ‘제2민사고’로 만든 정창호 전 교장

기숙사·멘토링 활용 ‘사학 명문고’ 육성
교육행정 전문가 퇴직 후 초빙 교장으로 2년간 열정 교육

  • 기사입력 : 2009-03-03 15: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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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을 능동적으로 개척하고 바람직한 인성을 갖춘 지구촌 시민을 길러내고 싶었어요.”

    남해 해성고를 시골학교에서 전국 명문고교로 탈바꿈시킨 뒤 지난달 교장직을 떠난 정창호(63·사진 가운데)씨.

    ‘제2의 민족사관고등학교’로 불릴 만큼 전국 사학명문 신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 전 교장은 ‘하면 된다’라는 신념이 남해 해성고를 일류고교로 이끈 힘이라고 전했다.

    그는 2007년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학생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 학부모가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는 학교, 학교에 오면 집에 돌아가기 싫어할 정도로 머물고 싶어지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고민하던 끝에 △기숙사 활용 △멘토링 △생활영어 능력배양 등 3가지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했다. 그 결과, 축구부가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골프부에서 미국 LPGA 우승을 했다. 특히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입학하는 성과도 거뒀다.

    학교가 나름대로의 큰 성과를 거둬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었으나 외부에서는 여전히 ‘시골학교’였다는 점이 정 전 교장의 고민이었다고 한다.

    그는 “전국 모집단위 농어촌 자율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시골학교’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이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하고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학교 홍보의 절실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자신은 물론, 교직원들이 언론매체를 찾아다니며 그동안의 교육성과와 학교의 장점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역의 매체뿐만 아니라 전국 신문과 방송에 소개되면서 지난해 10월 입시설명회 때 전국에서 학부모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

    정 전 교장은 ‘학생들 지도를 어떻게 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학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들었다.

    이를 평생의 교육철학으로 삼던 그는 “공부도 덕(德)을 쌓는 과정”이라고 전제한 후 “멀리서 덕을 찾지 말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뒤돌아보며 채찍질하는 것이야말로 덕을 쌓는 길”이라며 “자신을 돌볼 줄 모르는 사람은 교육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직원들과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교육공동체를 이뤄야 하며 교육공동체가 하나의 교육네트워크로 묶어지는 출발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교장은 다른 교장들과는 다른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교육행정전문가였다. 교육행정으로 40여년 교육에 종사하면서 서기관까지 승진했다가 경남 교원들의 최고 영예인 경남교육상을 수상했으며, 퇴직 후 남해 해성고 교장으로 초빙됐다.

    그는 이에 대해 “남다른 운을 타고나 이같은 영광을 안은 것 같다”며 “남해 해성고가 일류고로 발돋움한 것은 이중명 이사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남해 해성고는 지난 73년 3월 해성종고로 개교했다가 그해 10월 남해 해성고로 교명을 변경한 조그만 시골학교였다. 2004년 자율학교로 인가받은 후 2006년 폐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에머슨퍼시픽그룹이 남해에 남해힐튼골프&스파리조트를 건설하면서 해성고를 인수했다.

    김윤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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