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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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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세에 대학원 한문학과 졸업 만학도 심동섭씨

“배움 열정 쏟아 문학석사 학위 땄어요”
방송통신고 졸업 17년 만에 취득 … 곧 진주향교 사무국장 취임

  • 기사입력 : 2009-03-04 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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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운 시기에 진주지역 유림들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난달 경상대 대학원 한문학과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은 심동섭(63)씨는 졸업과 함께 조만간 진주향교 사무국장으로 취임한다.

    심 국장은 고교 졸업 후 17년 만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늦깎이 만학도다. 그의 이 같은 배움의 길은 길고도 험난했다.

    그는 지난 1960년 가정형편이 어려워 산청 단성중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했다가 전역 후 곧바로 지방건설사에 취직해 건설현장에서 근무했다.

    그는 “여러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사회생활을 했지만 배운 것이 모자라 우연한 기회에 TV를 시청하다가 방송통신고등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고 배움의 길로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중도에 여러 번 학업을 포기했지만 결국은 만학도의 꿈을 일구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건설현장을 누비며 1982년 진주고 부설 방송통신고에 입학했으며, 이어 진주실업전문대학에 입학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52세.

    그는 55세의 나이에 학업을 위해 다니던 건설회사도 그만두고 뒤늦게 만학의 길로 가기 위해 2002년 진주산업대 3학년에 편입학하고 2004년 작물생명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그의 배움의 길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평소 좋아하던 한문공부를 더하기 위해 59세의 나이인 2004년 경상대 대학원 한문학과에 또다시 입학, 지난달 4년 만에 영예로운 문학석사 학위를 취득해 졸업을 하게 됐다.

    “짧은 학력이지만 유교에 관심이 많아 20년 전부터 향교에 자주 출입하면서 청년유도회 회원으로 활동했다”는 그는 “지역 향교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균관 전의(의전을 담당하는 사람)라는 직책을 맡아 활동했으며 그런 탓에 지난해 성균관 추계석전에서 대축관을 하기도 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대축관은 성균관 행사 때 축문을 낭독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는 또 안동에 있는 퇴계 이황 선생의 도산서원에서 재유사(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만학도의 길이 어렵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심 국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못배운 한을 뒤늦게 깨닫고 배움의 길로 나서게 됐다”며 “그동안 학자금이나 잡비 등은 모두 아들과 딸들이 보태줘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경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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