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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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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사내 교통경찰 여성 1호 장유경씨

“이 손으로 직원 안전 책임져요”
사내 접촉사고 50% 감소 일조

  • 기사입력 : 2009-03-12 15: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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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만여명이 근무하는 조선소 내 교통사고 ‘제로화’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 내 유일한 여성경찰인 장유경(28·안전보건팀)씨는 혼잡하고 짜증나는 출퇴근 시간대에 환한 미소로 5년째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한 해 70척 이상의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대우조선해양에는 하루에 드나드는 작업차량과 중장비, 출퇴근 차량만 무려 1만여 대에 달해 물류혼잡과 접촉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사내 교통경찰관 제도가 도입되면서 조선소 내 접촉사고가 50% 이상 감소했고, 물류 이동에도 숨통이 트이게 돼, 사내 교통경찰관들의 활약상이 주목을 받게 됐다.

    장씨는 겉보기엔 약해 보이지만 ‘삑-삑’ 호각을 불며 흰 장갑을 끼고 수신호 동작하는 것을 보면 손색없는 입사 5년차 베테랑 교통경찰이다.

    직장인으로서, 아내로서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지만, 지금에 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간의 힘들었던 속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남성이 많은 조선소에서 수줍음 많던 그가 선택한 방법은 끝없는 연습이었다. 업무 외 틈틈이 좁은 화장실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 수신호를 수없이 반복하는 등 혹독한 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사내 교통경찰 3명 중 유일한 여성 경찰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교통 단속을 여성이 한다며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대하거나, 단속을 나갔을 때 간혹 화를 내는 운전자들도 있었다.

    또 규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자들과 입장이 달라 마찰을 겪을 때에는 속상하고 힘에 부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려 나갔다.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다 세심하게 배려하며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이해를 이끌어 냈고, 업무도 노하우가 쌓이면서 이제는 여유도 생겼다.

    “내 손으로 회사의 안전을 지킨다는 보람으로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말하는 그는 조선소 안전 지킴이로 일하는 동안 교통안전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갖게 됐다.

    또 “안전을 위해서는 모두가 나 하나쯤이야 또는 설마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안전은 습관”이라며 교통 안전 전도사다운 당부를 잊지 않았다.

    특히 그는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전문 교통요원 자격증에도 도전할 계획이며, 무엇보다 이 길을 걷게 될 후배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 위해 더 잘하고 싶다는 당찬 의지를 밝혔다.

    이회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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