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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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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150회 헌혈 강성재 마산 합포우체국 집배원

“아낌없이 나눠 주고 싶어요”
건강한 피 나누려 헌혈전 숙면, 채식, 운동

  • 기사입력 : 2009-03-24 16: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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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실천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헌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헌혈 인구는 늘 부족하다.

    마산합포우체국 집배원 강성재(47)씨는 30여년 동안 꾸준히 헌혈하면서 150회의 빛나는 기록을 갖게 됐다.

    좋은 일을 하는 데 숫자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마음만으로 쉽게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150이라는 숫자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마산 헌혈의 집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손 모양 조형물이 하나 있다. 혈액원에서 지난 2004년 100번째 헌혈을 한 강씨에게 그의 손을 본떠 만들어 준 것.(사진)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특별함과 헌혈이라는 사랑과 나눔이 더해져 한층 의미가 깊다.

    1978년 3월, 까까머리 고교 1년생이던 강씨는 ‘헌혈할 사람’을 찾는 담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반에서 유일하게 자진해서 처음으로 헌혈차에 올랐고 그 뒤로 30여 년 동안 헌혈의 집을 찾고 있다.

    지난 86년 통영의 한 섬마을에서 근무했을 때는 거센 파도를 헤치고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 헌혈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총 150여 회 헌혈을 꾸준하게 하고 있으니 1년에 5번꼴로 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횟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솔직히 수치로만 따지면 저보다 많이 한 분들도 있지만 횟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최대한 내 건강이 좋을 때, 건강한 상태에서 깨끗하고 좋은 피를 나눠줘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헌혈하기 전에 미리 잠도 많이 자고 그럽니다. 충분한 숙면을 하는 것이 좋은데, 6시간 이상은 자야 되거든요. 예전에 딱 6시간만 잤더니 헌혈하고 나서 좀 피곤하더라고요. 그러면 제가 피곤한 만큼 헌혈하는 피도 덜 좋지 않겠어요.”

    꼭 헌혈 때문만은 아니지만 강씨는 평소에 술과 담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리고 요가 강사인 부인을 따라 요가도 꾸준히 하고,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왕이면 건강함을 나눠주기 위해서다.

    그는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다 보니 몸 상태가 어떤지 자가진단(?)을 할 정도가 되었다. 헌혈을 하고 나면 간단한 건강진단표를 받게 되는데 강씨는 그걸 보면서 건강을 체크한다. ‘다음번 헌혈을 할 땐 더 신경을 써야겠구나’하면서 말이다.

    “집배 일을 하면 여름에는 땀도 많이 흘리고 체력이 많이 떨어져 헌혈을 잘 못해요. 집에서 걱정도 하고요. 나이가 드니 피로도가 더 높아지는 거 같고 예전 같지 않네요. 허허.”

    앞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더 나눠 줄 수 있다면 아낌없이 주고 싶다는 강씨는 한문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봉사단체에 꾸준하게 기부도 하고 싶다고. 지금도 환경연합과 적십자, 백혈병후원회 등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큰 보탬이 되고 싶단다.

    이명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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