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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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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영화 100년’ 펴낸 이승기씨

“70년 인생 모든 것을 바친 책이죠”
수십년 구상 전국 돌며 서적·기사 뒤져 자료 수집

  • 기사입력 : 2009-04-10 15: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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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족하나마 영화를 사랑하는 마산인으로서 제 몫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엮었습니다.”

    영화자료수집가 이승기씨가 마산의 영화사를 정리한 자료집 ‘마산영화 100년’을 펴냈다. 마산문화원의 두 번째 자료총서로 발간된 이 책을 이씨는 “내 70평생의 모든 것을 바친 책”이라고 소개했다.

    “평생을 영화만 좇아 살아왔습니다. 헌책방과 비디오 가게를 전전하고, 부산, 서울로 뛰어 다니며 모은 자료들 덕분에 지난해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도 생겼지요. 그러한 과분한 격려에 힘입어 마지막 소명이자 노역으로 여기며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가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언론인 목발 김형윤의 유고집 ‘마산야화(1973년)’에 실린 글 한 꼭지였다고 한다.

    ‘극장순례’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두 페이지 분량의 원고를 읽으며, 그는 언젠가 마산의 영화사를 제대로 한번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수십년을 구상했고, 최근 3년간 집필에 몰두했다.

    신문과 잡지 기사, 영화서적, 지자체 홍보자료까지 뒤져가며 자료를 찾았다. 하지만 인터넷이 서툰 70세 노인이, 그것도 전문 학자나 연구가도 아닌 이씨가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방대한 일을 벌여놓고 몇 번이나 지쳐 포기하려는 마음도 들었죠. 그럴 때마다 주위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기에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들이 아비 일이라고 시간을 쪼개 가며 작업을 많이 도와줬지요.”

    책은 1907년에 문을 연 마산 최초 극장 ‘환서좌’와 마산 최초의 극영화 ‘청춘의 설움’의 소개로 시작해 100년의 시간을 훑어가며 마산의 극장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일제시대의 영화적 사건, 광복과 한국전쟁 시기에 일어난 영화 관련 사건들, 그리고 마산의 영화인들에 대한 정보도 일일이 담았다. 무려 270쪽에 달하는 양이다.

    방대한 자료와 세세한 기록들이 이씨가 얼마나 꼼꼼히 자료집을 준비했는지 짐작케 한다.

    그런데 이씨는 자꾸 “많이 부족한 작품집”이라고 강조했다.

    “마산영화 100년을 다뤘다고는 하지만, 완전하지 못합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발품을 팔며 정보를 캐냈지만, 미처 기술하지 못한 것도, 부족한 자료도 많아요. 앞으로 마산의 영화를 이끌고 갈 주역들이 이 책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일을 꼭 해줬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마친 이씨가 손바닥으로 책 표지를 애틋하게 쓸어내렸다.

    조고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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