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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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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귀향작품전 가진 ‘일본陶祖’ 14대 이삼평

도자기로 한·일 가교 역할 하고 싶다
재래식 가마 복원, 청화백자 등 조선도자기 재현에 전념

  • 기사입력 : 2009-06-23 14: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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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1년부터 도자기 수업... 2005년 이삼평 이름 정식 계승


    “조선시대의 도자기를 재현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겠습니다.”

    일본에서 ‘도조’(陶祖·도기의 조상)로 추앙받고 있는 조선 도공 이삼평 선생의 후손인 14대 이삼평(48·일본명 金ケ江三兵衛 가나가에 삼페에)씨는 20일 “초창기의 도자기를 보면 조선 도공들의 생각과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이삼평 자손으로서 더욱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삼평씨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부산시민회관에서 처음으로 고국 귀향작품전을 가졌다.

    초대 이삼평 선생은 1598년 일본으로 끌려갔다. 1616년 아리타(有田)의 이즈미산에서 백자광을 발견하고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 일본에서 도자기의 조상으로 추앙받고 있다. 일본 사가현(佐賀縣) 아리타에는 도자기 관련 신들을 모시는 도산신사(陶山神社)가 있다.

    그곳에 초대 이삼평 선생이 도자기의 신으로 모셔져 있다. 1919년 도자기 탄생 300년을 기념해 도산신사 뒷산에 ‘도조 이삼평비’를 세우고 비문에는 ‘이삼평은 우리 아리타의 도조임은 물론 우리나라(일본) 요업계의 대은인’이라고 새겨 이삼평 선생을 격찬했다.

    14대 이삼평씨는 20세 때인 1981년부터 흙을 만지기 시작했다. 부친인 13대손으로부터 도자기 수업을 받았다. 2002년 경기도 이천에서 조선백자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5년 8월 11일 초대 이삼평 선생의 350회 기일을 맞아 14대 이삼평의 이름을 정식으로 계승하게 됐다.

    13대손의 뒤를 이어 백자를 만들어 오던 이삼평씨는 2003년부터 초대 이삼평선생의 작품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전기로를 사용하지 않고 재래식 가마를 복원해 청화백자에 몰두하고 있다.

    이삼평 가문 대대로 전해내려 오는 ‘가나가에계 문서’에 제조기법이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아 청화백자 재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삼평씨는 안타까워했다. 사가현 규슈도자기문화관과 아리타정(有田町) 역사민속자료관에 소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자료와 작품들을 연구하면서 조선백자를 재현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삼평씨는 “400년 전에 만든 작품을 보면 깊은 감동을 느끼게 되고 반드시 재현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초대 이삼평 선생의 작품을 재현하는 것은 조선백자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임진왜란 이후 도자기 제작 기법이 거의 전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삼평씨는 이에 대해 “한국이나 일본, 특히 조선백자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초대 이삼평 자체를 재현하는 것만 생각하며, 옛날 도자기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지식과 역사적 의미를 알게 됐다”고 답하면서 큰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이삼평씨는 “오는 2016년은 아리타 도자기 창업 400주년이 되는데 조선의 후예 이삼평의 명예와 자랑스런 조상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며 “전통문화 발전에 기여해 한국과 일본, 선조와 후대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대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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