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3일 (목)
전체메뉴

[생활속의 풍수지리] 명당의 조건

묘를 쓰는 지점은 반드시 볼록해야
유택 주변 모나지 않고 밝은 돌 ‘귀석’

  • 기사입력 : 2009-11-13 00:00:00
  •   
  • 작은 쌀가마니보다 큰 바위는 '흉석'

    조선시대 풍수 교과서의 하나로 곽박이 지은 금낭경에 보면 “풍수의 법칙에서 물을 얻는 것이 으뜸이요 바람을 갈무리하는 것이 그다음이다”라고 하여 풍수에서 물과 바람을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로 꼽았다.

    자연에서 흐르는 물과 바람이 내가 거주하는 주택이나 조상이 잠들어 있는 유택을 유정하게 감싸는지 무정하게 돌아서는지 또는 충(沖)하는지에 따라 길지인지 흉지인지를 판단한다.

    물을 얻은 땅은 물로 말미암아 지기가 모아지게 되고 갈무리된 바람은 살기가 없어지고 부드러워져서 생물들에게 이롭기 그지없으니 장풍득수(藏風得水)한 땅이야말로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가는데 적합한 조건을 가진 땅으로 지극히 좋은 땅으로 구분된다. 풍수에서는 물을 재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물이 재물이라 해서 많은 강물이 보인다거나 망망대해가 보이는 것은 오히려 재물이 흩어지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흉한 것이 된다.

    참고로 물의 모습이 흉한 것을 살펴보면 1.충래(沖來):묘소의 전후좌우에서 곧게 달려오는 형상, 마치 창과 같이 찌르는 모습 2.직거(直去):묘소의 전면으로 길게 빠지는 것으로 크게 흉하다. 3.반황(反況·반궁수):물의 모습이 묘소와는 반대로 등을 지고 나가는 형상, 재물과는 인연이 없다. 4.급사(急砂):산의 흐름이 급해서 명당의 모습이 크게 기울어진 상태, 물 또한 다소곳이 모이지를 못하고 급하게 흘러간다.

    또한 바람, 물과 함께 중요시 여기는 것이 토질이다. 유택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토질이 양명하며 비석비토(非石非土)여야 한다. 박환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돌과 흙이 섞여 있어 빗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많으므로 광중(壙中·시신을 묻는 구덩이) 작업 시에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리를 선택할 때에 계곡 사이를 혈자리로 착각하여 쓰면 십중팔구 물이 들어가며, 굴착기로 달구질을 하면 물이 들어갈 확률이 높으므로 반드시 전문가 일꾼을 써서 정성을 들여 달구질을 해야 광중에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물이 들어가면 흔히들 수맥이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은 작업을 잘못한 것이 태반이다.

    유택의 만두(巒頭·봉분 위의 솟은 부분) 좌·우측 편에는 내성 또는 활개라고 하는 흙 둔덕을 만들어서 물길을 유택 위에서 돌아 나가게 하여 준다. 광중에 들어가는 물은 빗물과 샘물이 있는데 대부분 빗물이므로 몇 가지 사항만 유의하면 물로 인한 흉사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지방에는 볼록풍수, 오목풍수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볼록풍수는 왕릉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으며 대부분 언덕 위에 있다. 오목풍수란 있을 수 없으며 반드시 묘를 쓰는 지점만큼은 볼록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이 물구덩이로 보아야 한다.

    유택 주변의 돌은 모양이 모나지 않으며 색깔이 밝은 것은 귀석이라 하며 모가 나고 청태가 낀 청석이나 검은 돌은 흉석이라 하여 좋지 않은 기운을 뿜어내기 때문에 치워 버려야 한다. 특히 유택 위에 있는 암석은 암석입수라고도 하지만 암석의 모양과 상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암석입수는 작은 쌀가마니 1~2개 정도 크기의 돌은 귀석이 될 수 있으나 크게 입석된 바위는 흉석이 된다.

    필자가 예전에 언급했던 개인납골당은 중국에서 수입한 화강암으로 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주역이었으며 보기에도 매우 흉물스러운 애물단지였다. 최근에는 화장 문화로 서서히 전환되면서 각처에 흩어져 있는 조상의 유해를 화장해서 단지에 담아 20위에서 많게는 50위 정도를 한 개의 봉분에 안치하고 후손들은 그 아래에 평장을 하는 자연스런 장법을 하는 분들이 매우 많은데 수목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현재로선 가장 바람직한 장법이라 생각한다.

    다만 필자가 상담을 하면서 주창하는 것은 최상의 자리를 찾아서 안치하고자 하는 것이 후손의 한결같은 바람이지만 한정된 장소에서 후손의 발복을 기축할 수 있는 혈 자리를 잡아야 함으로 명당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으나 무득무해(無得無害·득도 해도 없음)한 자리라면 흉함이 없으니 좋은 자리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