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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난' 골프장, '형수vs시동생' 싸움

1.2조원대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 기사입력 : 2010-10-03 20: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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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5년 '형제의 난'으로 법정 분쟁까지 갔던 국내 최대 규모인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두고 이번엔 형수와 시동생간에 경영권 다툼으로 2라운드가 진행되고 있어 골퍼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레이크사이드는 설립주인 故 윤익성 씨가 1996년 타계한 뒤 차남 윤맹철씨가 경영을 맡아왔지만 2005년 주주총회에서 당시 전무이사이던 삼남 윤대일씨와 누나 윤광자씨, 그리고 큰 형수 석진순씨가 힘을 합쳐 윤맹철씨를 밀어내고 경영권을 장악한 '형제의 난'으로 세간의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형제의 난'을 통해 한 배를 탔던 윤대일·윤광자·석진순씨 가운데 큰 형수 석진순씨가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와 손을 잡고 경영권을 장악했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시동생 윤대일 씨는 큰 형수 석진순 씨와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를 상대로 사문서 위조와 사기, 명예훼손 등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준비하면서 또 다시 형제간의 법정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은 매립지를 활용한 군산CC를 제외하고는 단일규모로는 국내 최대인 54홀로 부동산 공시지가만 3100억원에 이르며 업계에서는 자산가치가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둘째 아들vs막내 아들·큰 딸·큰 며느리 '1차 형제의 난'

    ㈜서울레이크사이드와 일본 쇼우난씨사이드CC의 창업주인 고 윤익성씨는 지난 96년 레이크사이드의 주식(총 16만주)을 차남 윤맹철 씨에게 20%, 막내인 대일 씨에게 10%, 큰딸 광자 씨 10%, 큰 며느리 석진순 씨(손자의 지분 포함) 10%, 일본측 주주에게 20%를 상속했다.

    또 나머지 30%는 일본 쇼우난씨사이드 명의로 일본은행에서 대출받아 국내로 들여온 60억엔의 대출금을 갚는 조건으로 맹철씨가 상속받았다.

    그러나 대일 씨와 광자씨 등은 이 30%(4만8000주)의 지분에 대해 맹철씨를 상대로 법정상속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 지난 2002년 서울고법의 강제조정으로 각각 4.5%의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라 당초 50%였던 맹철씨의 지분은 36.5%로 줄어들었고 대일씨와 광자씨, 큰며느리의 지분은 각각 14.5%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대일씨는 누나·형수와 연합해 43.5%의 지분을 확보, 형인 맹철씨의 경영권을 위협하자 맹철씨는 일본측 주주와 연합, 56.5%로 경영권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4년 4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맹철씨는 경영권의 심각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9%(1만4400주)의 지분을 대일씨에게 넘겼다.

    맹철씨는 "경영권을 요구하며 매사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동생과의 관계개선 등 가족분쟁의 종식을 위해 9%의 주식을 보관하라고 한 것일뿐 법적인 양도를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 반면 대일씨는 이사인 자신에게 맹철씨가 당시 주총을 앞두고 몇몇 이사의 연임안 가결과 2003년 회계연도재무제표승인안 가결의 대가로 9%의 주식을 양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대일씨는 지난 2005년 3월 9%의 주권에 대한 의결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가처분신청을 수원지법에 냈고, 1심에서는 신청이 기각됐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서울고법 항고심 재판부는 1심과 반대로 대일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일씨는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대일씨와 광자씨, 석진순씨 등은 법적 소송을 통해 9%의 지분을 각각 3%씩 나눠가졌다.

    ◇큰 형수vs막내 시동생 '2차 형제의 난'

    현재 ㈜서울레이크사이드의 주식 지분율은 경영권을 잃은 윤맹철 전 사장의 지분 47.5%를 매입한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가 최대주주이다.

    당초 경영권을 가지고 있던 윤대일씨는 17.5%, 윤광자씨 17.5%, 석진순씨와 아들이 17.5%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와 석진순씨가 최근 손을 잡으면서 지분율을 65%로 늘렸다.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와 석진순씨는 윤대일 사장을 밀어내고 석진순씨가 지난 8월 13일 ㈜서울레이크사이드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석진순 사장측은 "윤대일 전 사장이 ㈜서울레이크사이드 사장에 취임한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방만한 경영을 해 최대 주주인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측과 함께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석 사장측은 윤 전 사장이 ㈜서울레이크사이드 사장 재임 당시 회사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방만하게 경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대일 전 사장은 지난해 주주들에게 모두 286억원을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등 취임 이후 회사를 위해 1200억원을 사용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윤 전 사장은 "현재 등기부등본 상 대표이사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조만간 경영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사장은 큰 형수 석진순 씨와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 측에 대해 사문서 위조와 사기, 명예훼손 등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또 청와대와 금감원 등에 "선진 금융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사모투자펀드가 가족간의 분쟁을 유도해 부동산 가치만 올리려고 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결국 지난 2005년부터 3년 동안 '형제의 난'이라고 불리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서울레이크사이드 경영권 분쟁이 이제는 큰형수와 막내 시동생간 '2차 형제의 난'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대 주주인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 만기일이 내년 2월로 보유 주식을 매각해야할 상황이어서 ㈜서울레이크사이드 경영권을 둘러싼 또 다른 분쟁도 예상되고 있다.

    ◇㈜서울레이크사이드는 어떤 골프장?

    재일동포 사업가 윤익성씨가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 일대에 설립한 ㈜서울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은 지난 1986년 서울국제관광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1990년 퍼블릭 코스 36홀 규모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레이크사이드는 지난 1997년 회원제 코스 18홀을 추가하면서 당시 단일 골프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54홀 골프장을 완성했다.

    ㈜서울레이크사이드는 규모 뿐만아니라 영업실적에서도 국내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골프장 매출액만 552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도 545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서울레이크사이드의 전체 토지면적은 415만6222㎡로 공시지가만 지난 2008년 기준 3109억원, 지난해는 3045억원의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과 멀지 않은 용인에 위치하고 있어 한때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던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서울레이크사이드의 실제 자산가치를 1조2000억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서울 근교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400만㎡ 이상의 넓은 부지를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서울레이크사이드는 골프 회원권 가격이 8억원을 오르내릴 정도여서 골퍼들 사이에서는 고급 골프장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 키를 쥔 사모펀드 마르스 2호의 향방은?

    이런 이유로 현재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가 확보한 지분 47.5%는 최소 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여기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인 50% 이상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 가치는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측이 만기일인 내년 2월 이전에 보유 주식을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 석진순 사장측과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측이 주식을 매각해 새로운 대주주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서울레이크사이드를 놓고 또다른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서울레이크사이드는 1인이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분위기다.

    한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는 지난달 30일부터 최경주와 카밀로 비예가스 등 미국 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신한동해오픈 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다./newsis/


      '2차 형제의 난' 레이크사이드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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