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찾아온 구제역, 그리고 지역경제>
지난해 7월 구제역의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된 지 6개월여 만에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했다. 발생 축사의 모든 돼지는 새로 바뀐 구제역 긴급 행동지침에 따라 매몰처분됐고 구제역 위기단계는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됐다.
구제역은 전염성이 강해 일단 확산되면 그 피해가 엄청나다. 발병 축사 주변의 가축을 살처분해야 하고 보상, 방역에도 큰 비용이 수반된다. 실제 지난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모두 185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20여 만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 되었고 638억원에 이르는 재정이 소요되었으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던 2010~2011년에는 2조7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손실을 입었다.
추운 날씨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이 걱정이다. 관계당국은 구제역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긴급방역에 나서야 한다. 축산농가도 백신접종을 철저히 하고 모든 출입 차량과 출입자에 대해 차단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구제역은 한 농가의 피해를 넘어 국가적인 재난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방역 당국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한편, 구제역 발생으로 정육점과 전통시장 등 관련업계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매출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구제역 공포로 소비심리가 위축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설 대목이 한 달도 남지 않아 유통업계들은 구제역 여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제역이 사람에겐 영향이 없다지만 소 ?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해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제역은 발굽이 두 개인 동물에서만 발병하고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아 구제역 예방접종을 한 가축의 축산물은 사람이 먹어도 안전하다. 매몰하는 이유는 다른 소?돼지 등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이다. 특히 구제역은 빠른 속도로 전염되기 때문에 추가감염을 막기 위해 매몰처분이 불가피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구제역에 걸린 가축이 도축돼 시장에 나오는 일은 없으며, 고온(50℃ 이상)에서 삶거나 구우면 바이러스가 사멸(76℃에서 7초 가열시 사멸)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임관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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