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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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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국회 닮은 창원시의회/김희진기자

  • 기사입력 : 2011-11-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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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과 거친 몸싸움, 선동하는 객석. 흡사 격투기 경기장을 방불케 한다.

    국회의 전유물로 인식되어온 단상 무단 점거와 의원간 몸싸움이 창원시의회에서도 벌어졌다.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었던 제1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가 파행 끝에 유회됐다. 옛 창원지역 시의원들이 의장석과 단상, 발언대 등을 점거하면서 개의를 막았기 때문이다.

    이날 소동은 창원지역 의원들이 옛 마산·진해지역 의원 등 24명이 서명한 ‘통합시 청사 조기결정 촉구 결의안’ 상정을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창원지역 의원들은 결의안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시 분리 촉구 건의안’까지 발의했다.

    개의가 계속 지연되자 의장단은 회의를 열어 중재를 시도했지만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 실패했다. 창원지역 의원들은 입지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기 결정에 반대했고, 마산지역 의원들은 결의안 철회를 거부하며 상정을 강행하려고 했다. 진해지역 의원들은 중립을 내세우며 관망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런 난리통에 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과 의견제시의 건 등 10여개의 안건 처리가 미뤄져 집행부는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날 대치상황은 무려 12시간 동안 계속됐고 4일 의회 절차를 준수하는 가운데 새 임시회를 열기로 합의하면서 점거는 오후 10시에야 풀렸다. 그러나 두 안건은 철회되지 않았다. 하루종일 제자리 걸음만 하다 일단 4일로 처리를 미뤘다.

    시의회가 ‘통합시 청사 결정’이라는 가장 중요한 현안 앞에서 소지역주의에 매몰되는 한계를 드러냈다. 민의의 전당인 의회에서 시의원들이 보여준 무단 점거와 몸싸움은, 연중 밥 먹듯 싸우는 국회의 축소판 같아 매우 실망스럽다. 청사 소재지 관련 용역 후 최종 결정권이 의회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본회의 파행은 소재지 결정 당일의 진통을 미리 보는 것 같아 우려가 적지 않다.

    시의원들은 자기지역이 발전하지 않는다는 소지역주의로 창원시의 통합과 분리를 함부로 주장하거나 선동해서는 안된다. 시의원들은 어렵게 성사된 통합시 탄생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10년 후 아니 100년 후 창원의 모습을 그리며 지역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어느 것이 도움이 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김희진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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