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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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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죽음의 땅과 생기터

  • 기사입력 : 2012-05-2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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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수지리는 ‘터’의 선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음택(陰宅)이든 양택(陽宅)이든 공히 똑같다. 참고로 묘나 집터로서 흉한 곳은 첫째 암석이나 자갈이 많이 나와서 땅을 파기 힘든 곳, 둘째 물기가 많아서 진흙이 나오는 곳, 셋째 생땅이 아닌 메운 땅인 곳, 넷째 과거 토양 오염 가능성이 많은 공장을 했거나 폐기물을 매립한 곳, 다섯째 물이 곧게 빠져나가는 곳, 여섯째 계곡이 가까이 있는 곳, 일곱째 철탑이 주변에 있는 곳, 여덟째 아카시아 나무가 많은 곳, 아홉째 능선과 능선의 중간에 위치한 곳 등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그런데 간혹 전원주택이나 별장 등이 들어서기 좋은 곳이나 풍광이 좋은 곳에 중국산 화강암 등으로 만든 웅장한 모습을 한 납골당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곤 한다. 물론 지금은 더 이상 설치허가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니 다행이긴 하지만, 이러한 자연속의 납골당은 자연장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흉물스러우며 오히려 자연을 파괴할 수 있는 지극히 좋지 않은 장법(葬法)임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한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권장을 하고 보조금까지 지급한 적도 있다고 하니, 졸속한 행정에 관련된 분들은 참으로 맹성(猛省)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공원묘원의 화장(火葬)한 골분(骨粉)을 항아리에 담아서 아파트 형식으로 된 실내의 음습한 곳에 안치한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먼저 떠난 필자의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러 아파트형 실내 공원묘원에 갈 때마다 ‘얼마나 답답할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하루빨리 흙으로 돌아가서 자연과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땅은 결코 사람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으며 사람이 곧 자연임을 안다면 땅의 중요성을 어찌 글로써 표현을 다할 수 있겠는가!

    대표적 풍수경전인 청오경에 땅과 산의 기운에 관해 적절하게 표현한 글이 있다. 지유가기 수토소기 산유길기 인방소주(地有佳氣 隨土所起 山有吉氣 因方所主·땅에는 좋은 기운이 있으니 흙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고 산에도 좋은 기운이 있으니 방위를 따라 임자가 있다.)

    ‘땅’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든지 간에 오염되지 않아야 하고 오염시키지 말아야 하며, 만일 오염된 땅이라면 법적으로 구성된 기구를 통해 땅의 오염도를 측정해서 인체에 유해한 오염토일 경우 완전하게 정화시켜야 할 것이다. 얼마 전 111층(620m)짜리 초고층빌딩과 67개의 초대형 빌딩·아파트·호텔 등을 짓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현장의 흙, 즉 토양이 100년 넘게 기름과 중금속으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 상태였으나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토양을 정화하는 공사를 시작했으며,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공사비만 2905억원, 30~40층짜리 빌딩을 짓고도 남을 만한 돈이 토양정화비용으로 들어간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모든 것을 투명하게 알리고 적절한 치유를 한다면 땅의 기운이 되살아날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건물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분양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 비료공장 터·합성섬유공장 터·철강공장 터 등과 같은 곳은 보다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며 그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분양을 하거나 공사를 진행하는 건물들의 모든 터에 도저히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높이의 공사현장 가림막을 믿고 오염된 토양을 은폐하거나 호도한다면 입주민들의 거센 반발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만일 오염된 터라고 판정이 나면 시공사들은 반드시 오염정화작업을 거쳐서 생기(生氣)터로 만든 연후에 건축을 해야 한다. 물론 오염이 됐다면 오염 전·후의 자료를 언제든지 입주민이 볼 수 있게 비치해서 안심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풍수에서 ‘터’는 양택의 경우 거주자의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만일 심각하게 오염된 땅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건물이 들어서서, 그곳에 입주한 주민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차후 누가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줄 수 있단 말인가!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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