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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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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부산항 신항 제2배후고속도로 공사 문제점은

18㎞ 단축하려 터널5개 뚫어 환경훼손
생태하천 조성 추진 장유 율하천 용출수 메말라 7.8㎞생태계 파괴
장유 신도시 소음·매연 무방비 노출…주민 노선 전면 재검토 요구

  • 기사입력 : 2012-06-1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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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신항의 컨테이너 물량을 실어나르는 제2배후고속도로가 진해~장유~진례지역 산과 계곡을 가로질러 거의 직선노선으로 신설된다는 소식에 김해 장유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신설 고속도로 구간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환경파괴와 소음·매연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개요= 부산신항 제2배후고속도로는 부산신항~진해웅천~장유~진례IC까지 이어지는 컨테이너 수송용 고속도로이다.

    롯데건설 등 민간컨소시엄의 제안을 국토해양부가 지난 4월 16일 승인해 사업자가 승인일로부터 3개월 내에 착공계를 내면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노선 길이는 15.26km이며 보상비를 포함해 국고가 1174억원, 민간자본 3846억원 등 총 5020억원이 투입되며 2017년 완공계획을 세우고 있다.

    ◆18㎞ 단축하려 터널 5개 뚫어= 이번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제안하는 내용을 정부가 승인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민간사업자는 현재 부산항신항에서 남해고속도로 가락IC까지 수송거리를 단축시키기 위해 이번 고속도로를 신항에서 진례IC까지의 산악지대와 장유신도시 일대를 직선거리로 설계했다. 물동량 수송시간은 17분, 거리는 18㎞가 단축된다.

    주민들은 정부가 물동량 수송거리를 18㎞ 단축시키려고 진해에서 터널을 뚫고, 장유에 4개의 터널을 뚫는 등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터널은 진해와 장유의 굴암산, 장유 대청계곡 방향, 장유 능동 한림 리츠빌 아파트 위쪽 등 모두 5개가 뚫리게 된다. 굴암산, 불모산, 용지봉 일대에 고속도로 교각이 들어서 자연환경을 훼손하게 된다.

    공사를 반대하고 있는 부산항신항 제2배후고속도로 노선변경추진위원회는 “부산항신항 컨테이너를 수송하기 위해 고속도로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18㎞를 단축하기 위해 수많은 환경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권을 침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창원 진해구, 김해 장유·진례지역 모든 주민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용출수 고갈 피해= 3㎞이상의 긴 터널이 뚫리는 굴암산에는 용출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굴암산의 용출수는 장유면 관동리 신안계곡과 신안천을 흘러내려가 아파트 밀집단지인 율하천 7.8㎞를 지나면서 생태계를 유지시켜주고 있다.

    특히 율하천 상류(신안천)에 생태하천을 만들기 위해 정부에서 지난달 29일 김해시와 협약을 맺고 국비와 지방비 100억 원을 들여 2014년 말까지 생태하천으로 되살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율하천의 수원이 되는 굴암산에 3㎞이상의 터널이 뚫리면 고도가 높은 장유지역에서 지대가 낮은 진해쪽으로 용출수가 흘러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이로 인해 신안천, 율하천의 수질부족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하천에서 악취가 발생해 대규모 주민민원을 일으킬 소지가 높다.

    시행자측 관계자는 “용출수가 줄어들지 않게 하기 위해 역펌핑, 용출수 유입구 역경사 등의 시공방법이 있다”고 했다.

    ◆소음·분진피해= 고속도로 인근지역 주민의 소음과 분진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가 되는 부산신항 제2배후고속도로는 일반 고속도로와 달리 컨테이너 물동량 수송도로여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컨테이너 차량의 굉음과 차량에서 내뿜는 매연은 산악지대 골바람을 타고 아래쪽 주택지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고속도로 아래쪽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김해 장유면 관동리지역 신안마을, 전용주택지 8블럭, 대우푸르지오, 부영 e그린 아파트이며, 대청계곡 아래 대동, 대우푸르지오아파트, 부영아파트 등도 환경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행동 가능성= 국토해양부는 이번 사업을 지난 4월 16일자로 승인을 했기 때문에 원점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규모 민원이 우려되는 만큼 5개의 터널을 뚫는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고속도로가 뚫리는 곳의 주민들도 피해 당사자지만,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인근 지역 아파트 주민들도 잠재적 피해 당사자들이어서 공사가 강행된다면 공사중지 가처분 등의 집단민원 발생이 예상된다.

    노선변경추진위원회는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주민들은 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환경피해 상황을 잘 몰랐다”면서 “이제는 지역사회 공동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과연 합리적 노선은 없는지 대안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12일과 14일 새누리당 김해을 김태호 국회의원 면담을 요청했고 국토해양부에는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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