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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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내고장 특산물 (1) 함양 산양삼

자연의 땅에 사람의 정성 어우러져 “심봤다”
2003년부터 함양군 주도로 재배 시작
전국 처음으로 산양삼생산이력제 시행

  • 기사입력 : 2012-06-2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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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군 서하면 운곡리 심마니산삼영농법인에서 산양삼 캐기에 참여한 시민들이 정성용(맨오른쪽) 대표 부부와 6년산 산양삼을 들어보이고 있다.
     
    함양군 서하면 750m 산골의 심마니산삼영농법인에서 한 시민이 산양삼 캐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산양삼 열매. 시간이 지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함양휴게소의 함양산양삼 전시홍보관.
    산양삼을 넣은 닭백숙.



    멀미가 날 정도로 구불구불한 지방도를 따라 올라가 도착한 함양군 서하면 운곡리 해발 750m 산골짜기. 짧은 시간에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올라가니 잠시 귀가 멍해진다. 이곳에 지난 2004년부터 산양삼을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는 심마니산삼영농조합법인 정성용(58) 공동대표의 농원이 자리 잡고 있다. 정 대표는 20대부터 30여 년간 심마니를 하다가 산양삼 재배에 뛰어든 함양 산양삼의 초창기 재배자다.

    함양군은 전체 면적의 78%가 산지다. 지리산과 덕유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을 축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15개소나 되며 전 면적이 게르마늄 토양으로서 맥반석, 의왕석, 게르마늄석 등이 분포돼 있고, 청정한 산지가 심산유곡을 이루는 전형적인 청정산골지역이다.

    이러한 산지자원을 활용해 함양군은 건강웰빙시대 FTA 대응작목으로 지난 2003년부터 19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현재 450여 농가에서 650ha 5100만 본을 심었으며, 산삼축제를 매년 7월 말 상림공원 일원에서 개최해 대표적인 농산물 수익축제로 발돋움시켜 나가고 있다.

    2003년 심은 산양삼 수확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65억 원의 소득을 올렸으며,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2014년도부터는 250여 억 원의 높은 소득이 전망되고 있다.

    전국 최초로 함양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산양삼생산이력제는 생산지 토양검사부터 종자, 묘삼 등에 대한 주기적인 잔류농약검사와 생육상태를 투명하게 관리해 최고품의 산양삼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소비자가 인터넷상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철울타리를 지나 농원 안으로 들어서니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수천 그루의 낙엽송 사이로 자그마한 집이 눈에 들어온다. 정 대표가 산양삼을 재배하고 수확하기 위해 지은 집이다. 산 아래 집이 있는 정 대표보다는 일꾼들이 주로 생활한다.

    탁 트인 마루 벽면엔 갖가지 모양의 유리병이 가득 세워져 있다. 유리병 내용물을 자세히 살펴보니 산양삼은 물론이고 더덕, 도라지, 하수오 등 정 대표가 채취한 귀한 약초들로 담근 술이다. 약초들의 크기나 모양이 범상치 않아 제법 값이 나갈 것 같다.

    약초 술들을 구경할 동안 정 대표의 부인이 마루에 산양삼 백숙을 차려 놓았다. 산양삼 서너 뿌리와 강장·거담·구갈·진해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삼을 듬뿍 넣고 끊인 보양식이다. 귀한 약초를 넣어서인지 닭고기가 쫀득하고 잡냄새가 없다. 여태껏 먹어본 백숙과 차원이 다른 맛이다. 정 대표는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한다고 자랑한다.

    산양삼이 떠있는 닭죽을 두 그릇이나 비우고 나니 정 대표가 최근 채취한 6~7년산 산양삼 몇 뿌리를 보여준다. 최상품이란다. 산양삼은 6년산 이상 돼야 효능이 높고 상품가치가 있다.

    서둘러 산양삼 구경에 나섰다. 농원 한쪽에 쳐놓은 울타리에는 씨를 직접 뿌린 5~6년산 산양삼들이 심어져 있다. 산양삼은 보통 2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이식해 키운다. 옮겨 심으면 훨씬 잘 자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효능은 직파한 산양삼이 더 좋다고 한다. 정 대표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산양삼이 큰돈이 될 것이라며 웃는다.

    산을 따라 올라가니 온통 산양삼 천지다. 언뜻 봐서는 야생초와 구분이 잘 안 된다. 귀하신 몸을 밟지 않으려 조심조심 정 대표 뒤를 따랐다. 정 대표는 지나는 곳에 심어져 있는 산양삼이 몇년산인지 단번에 일러준다. 재배에 정성을 쏟고 있다는 방증이리라.

    가파른 산길을 따라 해발 850m까지 올라갔다. 이곳엔 10년산 산양삼이 있었다. 쉽게 찾기 위해 산양삼 옆에 대나무로 표시를 해놓았다. 정 대표가 한 뿌리를 캐 보여준다. 크기는 5~6년산과 비슷하지만 뿌리 색깔이 더 노랗다.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산양삼은 저지대에 비해 잘 자라지 않지만 효능이 더 좋다. 따라서 해발 500m 이상 산지에서 재배돼야 함양 산양삼으로 인정을 받는다.

    정 대표가 막 캔 산양삼 뿌리의 흙을 툭툭 털더니 먹어 보라고 한다. 인삼처럼 쌉쌀한 맛이다.

    전날 잠을 못자 몹시 피곤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거뜬했다. 산양삼의 약효를 본 탓일까.

    글=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사진=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산양삼은>

    산양삼 종자를 해발 700~800m의 높은 산에 옮겨 심어 자연적으로 자라게 한 삼(蔘)을 말한다. 새가 삼 씨앗을 먹고 배설물을 산에 배출해 자란 것이 산삼이고 사람이 손으로 씨앗을 옮겨 심어 주고 자연적으로 키우는 것이 산양삼이다.

    <성분, 효능>

    함양군 전 지역은 게르마늄 광맥대가 형성돼 있어 인근 지역에 비해 4∼5배 많은 게르마늄이 토양에 분포하고 있다. 게르마늄은 암 예방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제거를 통한 혈액 정화, 노화 방지, 면역조절 작용 등의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는 물질로 산양삼 마케팅에 좋은 근거가 되고 있다.

    2008년 10월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연구원이 다른 3종의 산양삼과 성분 비교분석을 한 결과 함양 산양삼의 수분함량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다른 3종 산양삼의 평균 함수율은 76% 수준인 데 반해 함양산은 50.1%로 가장 낮았다.

    암세포 전이억제·간보호 작용·항암제 내성 억제 성분인 Rg3가 매우 소량 함유돼 있었으며, 기존 인삼에서 검출되지 않은 암세포 증식 억제·종양 증식 억제 성분인 Rh2가 검출됐다.

    산양삼은 원기를 복돋워주고 두뇌활동과 정신력을 왕성하게 하며 당뇨, 암, 혈압, 간, 신장 질환 등 각종 성인병 예방과 정력부진 및 갱년기 장애 해소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스트레스에 의한 신경과민이나 빈혈에 좋고 눈이 맑아진다고 한다.

    <판로>

    상품화되는 6년산 산양삼의 가격은 최소 4만~5만 원이다.

    원가가 낮아 유통마진이 높은 백화점에는 납품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직거래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효능을 체험한 전국의 소비자가 산양삼 재배농가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적게는 몇 십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대까지 구매한다고 한다. 함양토종약초시장(안의면), 함양휴게소(상행선) 등에 산양삼과 가공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산양삼의 해외 수출길을 처음으로 열었다. 심마니산삼영농조합법인이 일본 수입업체인 월드존과 활성형 산양삼을 연간 50만 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 농산물·식품시장의 진출이 가장 까다로운 일본시장에 진입하게 됨에 따라 아시아의 다른 나라 수출도 보다 용이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활성형 산양삼이란 산양삼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열처리를 통해 산양삼의 Compound K 함량을 생삼 대비 10배 증가시킨 제품으로 경성대학교 약학대학과 3년의 연구결과 개발된 기술이다. 활성화된 산양삼을 진공포장으로 유통기간을 1년으로 늘림으로써 생삼의 짧은 유통기간을 극복했다.

    <요리, 가공상품>

    산양삼을 활용한 음식으로는 백숙, 비빔밥 등이 있지만 비싼 산양삼을 요리 재료로 쓰기엔 가격경쟁력이 낮아 현재 전문 음식점은 없다. 현재 개발된 산양삼 가공식품은 산양삼막걸리, 산삼주, 산양삼겔, 산양삼캔디, 산양삼주, 생기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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