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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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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여름 전력 수급 ‘비상’

2014년 신고리4·영흥6호기 가동돼야 전력난 ‘숨통’
도내 발전소 6만GW 생산 3.3만GW 소비…남는 양 수도권 송전
원전 신설도 국민 반발로 어려워 절전운동 외 뾰족한 방법 없어

  • 기사입력 : 2012-06-2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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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1일 도내 전역에서 실시된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에서 한국전력 경남본부 직원들이 실시간 전력수급 그래프를 확인하고 있다./성민건 기자/
     

    지난해 9월 15일 경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초유의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전력수급 불안으로 예비전력이 바닥나면서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이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에도 예비전력이 250만kW로 떨어지면서 전력수급 경보 ‘관심(Blue)’이 발령됐다. 9·15 순환정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졌다. 올 여름 경남의 전력수급은 어떨지 진단해본다.


    ◆6월 12일 최대 전력사용= 지난 12일 오후 3시 경남지역 최대전력소비량이 373만kW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같은 시간에는 249만kW였다. 이 때 가장 많은 전기가 소비됐다. 올 들어 최고치다. 전날인 11일 같은 시간 최대전력 359만kW보다 15만kW가 급등했다.

    경남지역의 전력사용량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전력소비량은 3만3071GW로 주택용이 4068GW, 일반용이 5466GW, 산업용이 2만GW 등이었다. 1GW(기가와트)는 100만kW(킬로와트)다.

    2010년에는 전체 전력소비량이 3만1549GW였고 2009년에는 2만8393GW였다.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창원 성산구의 경우 지난해 전체 전력소비량이 6182GW였고, 산업용 전력소비량은 5356GW로 도내 전체 일반용 전기사용량과 맞먹는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전력은 전국으로 분배되기 때문에 경남의 발전용량만 놓고 보면 경남의 전기가 부족하지 않다.

    도내에는 삼천포(고성군 하이면)와 하동(하동군 금성면) 화력발전소가 있고, 산청과 삼랑진에 양수발전소, 합천댐과 남강댐에 수력발전소가 있다.

    지난해 삼천포화력발전소와 하동화력발전소의 전력생산량은 5만9815GW에 달한다. 지난해 도내 전체 전력소비량의 2배 가까이 된다. 수도권에 발전소가 없기 때문에 도내에서 생산된 전력의 일부도 소비가 많은 수도권 등지로 보내진다.


    ◆예비전력이 뭐기에= 전력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피크타임(peak time)에 수요를 채우고 남은 전력이 바로 ‘예비전력’이다. 500만kW 이상일 때 전력 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본다.

    5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에서 경보를 발령한다. 준비(400이상~500미만), 관심(300이상~400미만), 주의(200이상~300미만), 경계(100이상~200미만), 심각(100미만) 등 5단계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0시 40분부터 예비전력이 450만kW 이하로 떨어져 수급경보 ‘준비’를 발령했다. 오후 들어 전국적으로 30℃를 웃도는 더위로 냉방용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예비력이 344만kW까지 떨어졌고, 경보 단계가 ‘관심’으로 격상했다.

    전력의 수급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전력예비율’이 있다. 예비 전력을 최대 전력수요로 나눠 산출하는데, 적정 예비율은 통상 15~17%대다.


    ◆올여름 전력대란 예고= 전력예비율은 2009년 하계 14.9%에서 동계 6.8%로 급감했고, 2010년 하계 6.4%, 동계 5.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하계 7.5%, 동계 7.7%를 기록해 전년보다는 올라갔지만, 여전히 적정단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향후 전력수급 전망과 대책’에 따르면 5~6월 예비전력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0만kW이상 급감했고, 500만kW 이상을 유지했던 겨울철보다 악화됐다.

    시간당 평균 예비전력은 5월 1~2주 422만kW, 3~5주 450만kW에서 6월들어 344만kW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6월 4주에는 220만kW, 8월 3~4주 147만kW까지 떨어지는 등 예비전력이 8월까지 수요관리 등 조치가 없다면 400만kW를 지속적으로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요관리는 산업체 등을 중심으로 인위적으로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조치다.

    보통 기온이 1~2℃ 오르면 전력수요는 150만kW까지 증가한다.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예비전력은 예상치보다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전망= 예비전력이 떨어지는 것은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전기사용량(수요)을 줄이고, 발전설비(공급)를 늘리면 된다.

    지난 21일 오후 2시에 실시된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에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등 관공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700여 개의 산업체와 공공기관, 호텔, 유통업체가 참여했다. 20분 동안 실시된 훈련 결과 화력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500만kW의 전력이 절감됐다.

    이런 훈련과 통상적인 수요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요관리의 주요 대상인 산업체의 경우 수요관리 시행일수가 늘어날수록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전국가적으로 절전에 동참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공급 확대도 쉽지 않다. 발전소 건설에 대해 해당 지역민들의 반발이 심하고, 특히 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전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전 확대도 여의치 않다.

    지식경제부는 “이상고온으로 전력 최대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원전 가동중단과 보령화력발전소 화재 등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등 수요와 공급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며 “신고리 4호기와 영흥 6호기 등 대형 발전소가 준공되는 2014년까지는 전력 부족이 연중 상시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차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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