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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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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적자 누적으로 운행중단 마산~진해 급행버스 860번

버스업체 “노선폐지” - 시 “노선조정”
업체 “100일간 3억6800만원 손실” - 시 “시민 불편 노선폐지 불가”

  • 기사입력 : 2012-07-0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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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9일 신설돼 마산~진해 간을 운행해 온 ‘급행버스 860번’이 지난 1일부터 멈춰섰다. 창원시와 창원시내버스협의회는 860번 노선의 적자에 대해 한 달 동안 여러차례 협의를 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는 버스업체의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폐업 허가 신청에 대해 불가 통보를 하고 재정 패널티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만, 버스업체는 적자 누적으로 운행 재개가 어렵다고 밝혀 급기야 버스를 멈췄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시와 버스업체의 힘겨루기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860번 노선은= 버스 노선은 월영아파트-마산합포구청-어시장-삼성생명 앞(불종거리)-산호동-신촌동-경화역-롯데마트-장천동이다. 164번 일반버스 노선(월영아파트-어시장-창신고교-신촌동-산업도로-석동-장천동)과 진해지역은 겹치며 마산지역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860번이 어시장에서 불종거리 방면으로 간 뒤 용마고교로 돌아오는 노선인 반면, 164번은 어시장에서 용마고교 근처인 옛 가야백화점까지 직진하는 정도만 다를 뿐이다. 시민들이 이용해보면 860번은 급행좌석이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을 몇 개 지나쳐서 빠를 뿐인지 정작 일부 구간은 돌아가기 때문에 일반버스보다 비싼 요금을 받는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 진해에서 마산을 갈 때 860번의 탑승객은 진해지역이 대부분일 뿐, 마산지역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버스업체의 입장= 창원시내버스협의회는 “860번은 총 8대로 1일 54회 운행하지만 1회 14명이 탑승해 수입금이 12만1000원에 불과한 실정이다”며 “1일 최소 수입 58만 원에 비하면 46만 원이 적자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100일 운행기간 동안 6개 회사에서 약 3억6800만 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1년간 버스 노선이 유지될 경우 13억4320만 원의 적자가 예상되기에 노선 폐지 요구를 하게 됐고, 1일부터 운행 중지를 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협의회 관계자는 “(860번 노선 신설은) 교통량 조사와 승객 조사 등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시의 입장= 시는 노선 신설 4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노선 폐지는 있을 수 없다며, 업체의 폐업 허가 신청에 대해 불가 통보를 했다. 시는 지난달 29일 창원시내버스협의회에 공문을 보내 164번 노선만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이 어렵고, 진해대로 인접 거주민의 불편이 가중된다며 운행질서 확립 행정지시를 했다. 또 시는 결행을 하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처벌 조항에 따라 과징금(100만 원)을 부과하고 보조금에서 패널티를 줄 계획이다.

    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860번의 이용객이 적고, 164번 대체 노선이 있는 만큼 운행 중단에 따른 별다른 수송 계획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의원들의 입장= 창원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건설교통국에 대한 결산·예비비·기금예비심사에서 860번 버스 문제에 대해 거론했다. 업무보고나 행정사무감사가 아닌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현안에 대해 질의가 나왔다.

    이옥선 의원은 “등·하교 학생과 낮시간대 어시장 외에는 마산지역에서 거의 안 탄다는 것은 육호광장으로 돌아가는 노선이기 때문이다”며 “마산과 진해 급행 노선이 필요한 만큼 직선 노선으로 하고 용원까지 연장하는 등 조정할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김헌일 의원은 “일부 시민들은 860번 노선이 승객이 없는데도 시에서 왜 방치를 하냐”며 “(승객이 적은 것은) 개선될 여지가 있고, 노선을 직선화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노선 폐지까지 생각해서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섭 의원은 “버스업계는 시민들의 편익을 위해서 움직여야 하는데 기업 이익 창출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며 “버스 지원금을 주는 만큼 수동적으로 이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권태영 기자 media98@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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