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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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숲을 찾아서 (4) 밀양 위양숲

숲을 품은 못에 그려진 ‘가을의 수채화’
위양못 제방 따라 만들어진 위양숲
발길 뜸해 조용하고 한가로워

  • 기사입력 : 2012-09-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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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양숲은 위양못 제방에 조성된 숲이다. 위양못과 위양숲, 그리고 이를 둘러싼 부북면 산과 하늘이 못에 반영되어 있다.
    위양못 옆에 새로 만든 정자.
    수초에 나무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위양숲은 위양못을 둘러싼 숲이다.

    위양숲은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동쪽에 위치한 조그마한 위양못 제방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숲은 시골 한적한 곳에 있어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지 않고서는 좀처럼 발길이 닿기 힘들다. 그만큼 위양숲은 조용하고 한가롭다.

    여름의 막바지인 8월 말 위양숲을 찾았을 때, 하늘은 청명하고 이따금 바람도 불었지만 한여름 뙤약볕은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숲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계 방향으로 숲을 돌아 보기로 계획하고 숲으로 들어섰다. 먼저 우리 일행을 맞이하는 사람은 낚시꾼. 그는 큰 버드나무 아래서 붕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이어 청춘 남녀가 정자에 앉아 냉커피를 마시며 데이트를 하고 있다.

    늦여름 매미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숲 속 정자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남녀가 드라마 속의 한 장면처럼 멋지다. 그러고 보니 숲은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 남녀가 앉아 있는 정자는 몇 해 전 어느 방송국이 ‘전설의 고향’을 촬영하면서 만든 세트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숲속으로 들어가 본다. 숲은 위양못 주위로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제방을 따라 조성되어 있으며, 숲 사이로 두 사람이 함께 지나갈 수 있는 산책길이 나 있다. 산책길 오른편은 연못이며, 반대편은 제방 경사면이다.

    숲으로 가는 길 초입에 길이 10m, 폭 3m가량 되는 목재로 된 다리가 있다. 그 아래로 못에서 도랑으로 이어지는 수로가 있다.

    다리를 건너면 오솔길처럼 된 산책로로 이어진다. 숲은 한 아름되는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이팝나무 느티나무 왕버들 밤나무 등도 있다. 연못가에 있는 소나무 반대편에는 방풍을 목적으로 심은 산죽이 있다.

    오솔길은 나무 그늘에 가려져 터널처럼 보이며, 바닥은 솔잎과 낙엽 부토가 쌓여 부드럽다. 길에 들어서면 나무 그늘에 골바람이 불어 더위를 느낄 수 없다. 거기다 온갖 수초가 떠 있는 아름다운 연못을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어 산책로로 이만한 데가 있을까 싶다.

    숲 중간에 도착하니 ‘포토존’이라 붙은 이색 팻말이 보인다. “사진 촬영을 위해 준비된 포토존입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하나 되는 오늘의 추억을 담아보세요” 포토존에 서서 위양못을 바라보니 정말 구도가 멋지다. 위양못은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특히 이팝나무가 절정인 5월에는 이 조용한 곳이 들썩일 정도로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

    숲은 중간을 지나면 한편에 숲은 사라지고 콩밭 깨밭이 나타나고 노랗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도 보인다. 또 주인 없는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이 길바닥에 떨어져 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모양이다.

    숲의 3분의 2쯤 도달하니 둘레가 족히 7~8m쯤 되어 보이는 팽나무가 있고, 그 옆에 새로 만든 정자(팔각정)가 있다. 거기서 잠시 숨을 돌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위양못과 위양숲은 저 멀리 산으로 빙 둘러싸여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새 정자를 지나면 벼가 수확을 앞두고 한창 익어가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 풍경을 만난다. 마을 평상에는 강아지 세 마리가 모두 낮잠을 자고 있었다.

    숲 끝에는 유일하게 커다란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왕버들 나무 몇 그루가 있다. 여기서 연못 가운데 있는 5개의 작은 섬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있고, 그 섬에 완재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리는 철재 문으로 막혀 있었다.

    이 섬을 중심으로 이팝나무가 심겨져 있다. 이팝나무의 명칭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는데, 이두애 수필가는 그의 ‘밀양문화유적답사기’에서 그 유래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팝나무는 눈이 온 것처럼 하양 꽃으로 수관을 뒤덮는다. 해서 ‘스노 플라워’라고 한다. ‘이팝’의 유래를 두고, 꽃이 쌓인 모양이 마치 쌀밥을 고봉으로 담아 놓은 것 같다 하여 이밥나무가 이팝나무로 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밥은 쌀밥이다. 또한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에 벼슬을 해야 비로소 임금이 내리는 흰 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이밥이란 설도 있다.”

    5월 이팝나무가 못에 비친 풍경은 절경이며, 이즈음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심하고 오지 않으면 이곳에 올 리는 만무해 보이지만, 일단 오기만 하면 아름다운 이 숲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숲을 소개하기 위해선 위양못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숲은 위양못의 부속물이다. 못의 유래와 관련해 밀양시 문화관광과에서 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밀양 8경-위양못 이팝나무’를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이곳(위양못)은 옛날의 양양부곡으로 제명(堤名)도 거기에서 연유된 듯하며 양양제(陽良堤)라고 부른다. 현재 안동권씨의 완재정이 있는 제방이었으나 원래의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수리구역의 제방으로 바뀌었다. 양양지와 그 제방은 신라와 고려 이래로 농사를 짓기 위한 저수지인 동시에 인위적으로 풍치를 가꾼 명소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위양못은 둘레에 크고 작은 나무로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는데 이른 봄에 피는 못가의 이팝나무로 유명하다.”

    위양못에 대한 또 다른 소개를 보면 “신라시대 때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된 저수지로 백성들을 위한다는 의미에서 위양지라고도 한다. 저수지 가운데 5개의 작은 섬과 완재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다. 이팝나무 등 진귀한 나무들을 심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선비와 문인학자들이 즐겨 찾았던 명소이다. 특히 매년 이팝나무 꽃이 만발하는 시기가 되면 그 아름다운 절경이 절정을 이룬다”고 되어 있다.

    밀양 출신의 이두애 수필가는 “위양못 물에 비치는 나무의 반영이 예쁘다. 계절마다 나무가 옷을 달리 입으니 어느 철에 오든 철별로 모두 좋다”고 말했다.

    글=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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