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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103) 신문 읽기와 글쓰기의 상관관계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신문을 만나라

  • 기사입력 : 2012-09-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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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초중고에서 신문활용교육과 글쓰기 강의를 하고 오면 학생들로부터 메일이 날아듭니다. 대부분이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알려 달라는 겁니다. 글짓기 작품을 써야 하는데 걱정이라는 거죠. 그럴 땐 상을 받기 위한 글쓰기보다 마음으로 글을 써 보라고 조언합니다. 오늘 논술탐험에서는 글쓰기에 도움되는 신문활용 방법을 대화 형식으로 설명할까 합니다.

    글짱: 기자님의 강의를 들은 고교 2학년 학생입니다. 며칠 뒤 백일장 대회가 열려요. 좋은 수필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어요.

    글샘: 며칠 만에 좋은 수필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꾸준히 글을 써 온 학생이라면 모를까.

    글짱: 저는 그동안 학교 과제 글쓰기에서 상도 몇 번 받았어요. 논술이나 독후감 같은 글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대회는 수필이라고 하네요. 수필은 아직 한 번도 안 써 봤거든요.

    글샘: 과연 그럴까? 일기는 써 봤을 텐데. 수필이라는 장르에 부담을 갖는 것이겠지. 수필도 일기처럼 쓰는 글이라고 생각하면 돼.

    글짱: 이번 백일장에선 주어진 주제에 맞춰 써야 한다고 하던데요.

    글샘: 수필은 글에 삶이 묻어나야겠지. 주제에 따라 자신의 생활 속 경험을 글감으로 잡아 써 나가면 된단다.

    글짱: 그날 백일장에 갔을 때 주제와 관련된 제 경험이 마땅치 않으면 어쩌죠?

    글샘: 경험은 직접 체험한 것도 있겠지만 신문이나 책, 영화, 방송 등을 통해 접한 간접경험도 있잖아. 그러니까 신문을 읽는 습관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거야.

    글짱: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논술 공부를 겸해 신문을 읽었어요. 특별활동 시간에 사설을 읽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 쓰거든요.

    글샘: 학생들이 수필을 쓰는 데 도움이 되려면, 칼럼 글을 읽는 게 좋을 거야. 우리 경남신문을 예로 들면, 오피니언 면의 ‘촉석루’나 ‘가고파’, ‘열린포럼’ ‘작가칼럼’ 등에 실린 글 중에서 수필 형식으로 쓴 걸 많이 만날 수 있어.

    글짱: 그런 칼럼 글을 찾아서 읽을 땐 어떤 부분을 참고해야 하나요?

    글샘: 지난 14일자 경남신문 ‘촉석루’엔 ‘누워 있는 옷, 서 있는 옷’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어. 우리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수필가가 쓴 글이지. 전체 내용 중에서 한 단락만 예로 들게.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백화점에 가 보면 복도 네모 판자 위에서 서민의 손길을 기다리며 한량없이 누워 있는 옷들을 본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는 나를 보란 듯이 서 있는 옷을 본다. 감히, 가격표를 들여다보기가 무섭다. 꼭 이런 옷을 입어야 하나? 가진 것이 없으니까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나이와 현실이 야속할 때가 있다.】

    글샘: 이분은 며느리가 옷 한 벌을 선물로 사온 얘기를 글감으로 했어. 며느리 자신도 마음대로 입지 못하면서 시어머니가 생각나 비싼 옷을 큰맘 먹고 사온 걸 두고 ‘효도’를 떠올렸겠지. 그 글의 마지막 단락은 이렇게 끝난단다.

    【효도! 그 아름다운 단어를 떠올리며 꼭 서 있는 옷이 아니라도 부모님이 평소에 좋아하는 모양과 색상에 정성을 담으면 누워 있는 옷인들 어떻겠는가? 백화점이나 시장에 누워 있는 옷을 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본다.】

    글짱: ‘싼 옷’과 ‘비싼 옷’이라고 하지 않고 ‘서 있는 옷’과 ‘누워 있는 옷’이라고 표현한 게 눈길을 끄는데요. 나도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으면 좋겠는데….

    글샘: 이번엔 다른 글을 소개할게. 서울에 있는 우리 기자가 8월 28일자 ‘가고파’ 칼럼에 ‘강남스타일’이란 제목으로 쓴 글 중 마지막 단락이야.

    【하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혀 ‘강남’스럽지 않다. 강남이라는 지역이 상징하는 부자들과 관계없다. 무엇보다 전혀 강남스럽지 않은 외모의 싸이가 욕망으로 점철된 강남스타일에 도전장을 내민 것부터 반전이다. 말춤이라 불리는 코믹댄스의 유희성,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라는 가사는 매력과 품격으로 치부된 강남의 통념을 뒤집은 시도다. 나아가 ‘선망’과 ‘질시’의 이중적 잣대로 대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양면성에 물음을 던지고 있다. “당신은 어떤 스타일?”】

    글샘: 물론 이 글의 앞부분엔 ‘강남’이라는 곳에 지리적 명칭 이상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어. <천박한 물질만능에 대한 질시의 대상이기도 하다>라고 규정하고, 싸이의 노랫말에 대해서는 <하루아침에 부를 축적한 졸부들이 교양 있는 척 거들먹거리는 행태에 대한 반감>이라며 대중문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지난 신문을 찾아보기 힘들다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클릭해서 읽어 봐. 글의 구성이나 문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수필 같은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잡힐 거야.

    글짱: 신문으로 논술뿐만 아니라, 수필 같은 글쓰기도 배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고 2 학생으로서 대학 입시 공부 때문에 시간을 많이 못 내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요.

    글샘: 학생들이 하루 30분만 시간만 내면 되는데 괜한 부담을 갖기 때문이지. 내 주변엔 논술학원 대신 신문으로만 공부해서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간 학생도 더러 있어. 최근 한국과 일본 간에 독도 문제가 심각하지. 양국 모두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려는 현실에서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견해도 볼 수 있는 곳도 신문이야. 경남신문 8월 30일자 ‘열린포럼’ 칼럼엔 안톤 숄츠라는 외국인이 기고한 ‘독도의 시간이 다시 한번’이란 제목의 글이 실려 있어. 일부분만 소개할게.

    【독자 여러분이 이 무식한 외국인을 죽도록 두들겨 패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하거나 타임스퀘어에서 사인보드로 독도 이슈를 올리는 것은 이 문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물건의 소유에 대해 싸움이 났다면 구경꾼은 어느 사람이 그 물건의 소유자라고 생각할까? 더 큰 소리로 말하는 자, 아니면 소리 큰 자? 일본의 주장을 무시하는 것이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태도는 아닐까?】

    글샘: 생각을 넓히고 판단력을 키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신문이야. 함안의 어느 교장 선생님이 ‘촉석루’에 쓴 ‘글쓰기의 힘’(6월 18일자)이라는 글에선 이렇게 말하고 있지.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그 과정, 결과, 이를 통한 영향력의 파장까지 쓰는 사람에게도 읽는 사람에게도 긴 여운을 남긴다. (…) 글쓰기는 가족과 지인 간의 마음을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으며, 유명인이 아니어도 읽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향력을 가진다.”】

    글샘: 이제 오늘 논술탐험의 결론을 얘기할게.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다른 데서 찾지 말고 먼저 신문을 만나 보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일이야.

    편집부장 s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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