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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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논술수업] (26) 학급에서 독서 활동- 책 돌려 읽기

학급누리집을 독서기록장 활용 ‘댓글 소통’
인문·사회·과학·예술영역 골고루 배정해 일주일마다 돌려 읽어
학급홈페이지 활용하니 글 쓰기 쉽고 다른 글 읽기 편해 효과적

  • 기사입력 : 2012-11-1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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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산중학교 2학년 3반 누리집 독서기록란. /김해 월산중 제공/
     

    담임을 맡은 학생들에게 한 해 학급 운영을 밝힐 때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얘기한다. 독서와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학급에서 독서 활동으로 책 돌려 읽기를 제안한다.

    학부모에게도 학급 운영 안내문을 보내면서 책 돌려 읽기에 동의하는지, 동의하면 추천도서 목록에서 구입하고 싶은 책 세 권을 선택해 달라고 한다. 선택한 도서 목록을 보고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영역의 책을 골고루 배정해 학급 학생 수만큼 구입한다. 독서활동 중 책을 분실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한두 권 더 구입해 여분으로 보관하는 게 좋다.

    일주일에 한 번 번호 순서대로 책을 돌려 읽을 때 책마다 독서 기록장 공책을 만들어 책과 함께 돌려서 친구들이 쓴 독서 기록을 참고하면서 독서 기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도서 대장을 만들어 학급 독서부장이 관리하면서 누가 책을 받았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수시로 독서 기록장 공책을 거둬서 제대로 쓰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렇게 몇 년을 해 보았는데 여학생 반에서는 대체로 잘 진행됐다. 어려운 점은 독서 기록장을 거둬 확인하고 안 쓴 학생들에게 쓸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일이었다. 교사가 얼마나 열심히 확인하는가에 따라 책 돌려 읽기 활동의 성과가 달라졌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김해 월산중학교에 온 작년에 처음으로 남학생 3학년 반에서 책 돌려 읽기를 했는데, 여학생 반에서 하는 것보다 갑절은 힘들었다. 학년 초에 준비하는 기간, 시험 기간, 방학을 빼면 대체로 20회 정도 돌려 읽기를 할 수 있는데 10회 정도밖에 하지 못했고 나중에는 독서기록장이 분실돼 다시 만들어야 했다.

    올해 다시 2학년 남학생 반을 맡으면서 이전처럼 책 돌려 읽기를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고민하다가 학교누리집의 학급누리집을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급홈페이지 경진대회를 열어 학급 시상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일석이조가 될 것 같았다.

    올해 우리 반에서 책 돌려 읽기를 몇 번 했는지 검색해 보니 지금까지 15회였다. 20회는 무난할 듯싶다. 학급홈페이지를 활용해 보니 이전보다 나은 점이 많다. 독서 기록을 확인하기가 참 쉽다. 공책에 쓴 독서 기록에 비해 읽기가 쉽고 학생들도 글쓰기가 덜 힘들다. 검색해서 누가 몇 번 썼는지 알 수 있고 책 제목을 검색하면 내용을 베꼈는지 누가 열심히 썼는지 알 수 있다. 댓글로 간단한 첨삭이나 평가를 할 수 있어 편하다.

    학생들도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썼는지 참고하기도 쉽다. 본보기가 될 만한 글에는 제목에 ‘보기글’이라고 덧붙여서 학생들이 참고하도록 했다. 이렇게 했으면 책 돌려 읽기가 잘 되었을 텐데 진작 왜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 참 아쉽다. 요즘 우리 반에서는 독서 기록을 하지 않는 학생은 없다.

    독서 지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책 돌려 읽기는 학급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 활동을 독려하는 방법으로 적합하다. 독서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현재 학교 여건에서는 제대로 지도하기가 쉽지 않다. 독서 습관이 형성된 학생들에게는 여러 가지 활동을 적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지도하기란 참 어렵다. 자발적으로 책 읽기를 좋아하기란 요즘같이 재밌는 것이 넘치는 세상에선 참 어려운 일이다.

    학생들의 독서 기록을 보면 부분을 읽거나, 읽지도 않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복사하거나 편집하는 경우도 있다. 일일이 다 알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 삶의 지혜와 사고력이 향상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몇몇 학생들은 불러서 타이르기도 한다.

    다음 글은 자기 생각을 그대로 쓰려고 노력한 학생의 글이라서 칭찬했다.

    <20년간의 수요일. 이 책을 펴면 맨처음 부분에서 할머니들의 사진들이 나온다. 왜 할머니들의 사진들이 있는지 몰랐는데 책을 읽어 보니 위안부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위안부는 전쟁 때 군인들의 음… 쉽게 말하면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몸을 강제로 성폭행 같은 걸 당하는 사람들이셨다. 난 이 사실을 알고 일본이 더 싫었다. 일본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과하지 않는다. 어이가 없다. 자기 무덤을 파는 것 같다. 사과를 하지 않으면서도 일본의 이미지가 내려가니 말이다. 일본이 당장 우리나라 위안부들에게 사과와 손해배상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일본은 이런 걸 당하는 우리나라 위안부들의 마음은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성했으면 좋겠다.>

    다음 글은 학생이 쓴 본보기 글이다.

    <나는 이번에 ‘맛있고 간편한 과학도시락’을 읽었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신기하고 놀라운 과학사실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맛있고 간편한 과학도시락’이란 제목처럼 내용이 주제별로 쉽고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어 지루하지도 않았고 이해하기도 쉬웠다. 특히 과학 상식을 우리의 생활과 운동 따위에 적용시켜 흥미를 유발시키고 집중이 되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 깊고 재밌게 읽었던 내용은 바로 축구에서 ‘바나나킥’이라고도 불리는 스핀킥에 숨어 있는 과학원리였다. 스핀킥의 원리는 ‘마그누스 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것은 키커가 공을 오른쪽으로 찼을 때 공의 오른쪽은 공기의 압력이 커지고 왼쪽은 작아져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축구를 할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찼던 것이지만 이 속에 이런 신기한 과학원리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이렇게 우리들의 생활 속에 담겨있던 과학을 살펴보니 우리들이 평소에 관심 없고 무의식하게 흘려보내던 행동이나 현상들을 이제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그 속에 담긴 과학원리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힘들게만 느껴졌던 과학이 어느 정도 나와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배종용(김해 월산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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