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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전통 사찰 이야기 (5) 하동 쌍계사

봄이면 꽃들이 반기는 禪·茶·音의 성지

  • 기사입력 : 2013-03-1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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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부처님의 생애를 여덟 폭의 그림으로 나타낸 팔상도를 모신 전각 팔상전.대웅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진감선사대공탑비. 신라 정강왕 2년(887년)에 건립한 것으로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썼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쌍계사 가는 길 ‘십리벚꽃길’을 통과하면 쌍계사가 나타난다.

    전라도 구례와 경상도 하동 사람들이 만나는 화개장터에는 쌍계사까지 5㎞라는 이정표가 있다. 쌍계사 들어가는 길 주변은 이르면 3월 초부터 벚꽃뿐 아니라 봄을 알리는 여러 꽃들이 만개한다.

    십리벚꽃길을 따라가면 길 양편에 잘 가꿔진 녹차밭이 눈에 들어온다. 이어 쌍계사 들머리에 녹차 차나무 시배지가 있고. 거기서 조금 올라가면 삼신봉과 관음봉 산자락 사이에 위치한 쌍계사가 나온다. 일주문 현판에는 ‘삼신산쌍계사’라 돼 있다. 삼신산은 금강·한라·지리산을 말하는데, 쌍계사는 그중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음을, ‘쌍계’는 절 양쪽의 계곡을 의미한다. 주산인 삼신봉에서부터 발원, 불일폭포를 거쳐 내려오는 지리산의 깨끗한 물이 두 계곡을 흐르고 있다.

    절 명칭은 840년까지 옥천사였다. 하지만 경남 고성에 또 다른 옥천사가 있어 나라(신라 정강왕)에서 새 이름을 내려줬다고 한다. 절은 크게 진감선사에 의해 이뤄진 금당 영역과 임란 이후 벽암 각성스님에 의해 중수된 대웅전 영역, 두 영역으로 나뉜다.


    ◆서향(西向)인 대웅전 영역

    일주문 주렴에는 入此門來 莫存知解 (입차문래 막존지해) 無解空器 大道成滿 (무해공기 대도성만)이라 적혀 있다. 사찰 관계자는 “이 문에 들어오면 지식(선입견)으로 헤아리지 말라. 선입견이 없는 빈 그릇이라야 큰 도를 이루고 채우리라”고 해석했다.

    일주문 다음에 통과하는 문은 천왕문과 함께 절에 들어오는 불법을 수호하고 나쁜 기운을 막아 주는 금강문. 다른 절 금강역사가 대개 우락부락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여기는 아주 온화하면서도 장엄한 표정이다.

    금강문에는 금강역사와 함께 흰코끼리(6개의 상아를 갖고 있다)를 타고 있는 보현보살, 청사자를 타고 있는 문수보살이 마주보고 있다. 흰코끼리는 마야부인의 태몽에 나타난 것으로 부처님을 상징한다. 청사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뜻하는데, 사자 울부짖음인 사자후에 모든 짐승이 엎드려 조용히 귀를 귀울이듯이 부처님 말씀이 다른 모든 진리에 앞선다는 뜻이다.

    다음은 사천왕을 모시는 천왕문. 사천왕은 부처님께 의지해 불법을 수호하고 수도하는 스님과 선량한 사람을 돕는 4명의 수호신이다. 이 문을 지나면 천상의 세계로 들어간다. 사천왕은 아주 미남형이며 조각 솜씨가 뛰어나다.

    팔영루. 불교음악인 범패(梵唄)를 가르치던 곳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불교음악의 창시자인 진감선사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와 우리 민족에게 맞는 불교음악인 범패를 만든 불교음악의 발상지이자 범패 명인들의 교육장이다. 진감선사가 섬진강에 뛰노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서 ‘어산(魚山)’을 작곡했다고 해 팔영루라고 한다.

    쌍계사를 禪(선) 茶(다) 音(음)의 성지라고 하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수많은 선사가 나왔고, 녹차 시배지이며, 우리나라 불교음악인 범패의 발상지이다.

    국보 제47호인 진감선사대공탑비. 신라 정강왕이 진감선사의 높은 도덕과 법력을 높이 사 정강왕 2년(887년)에 건립한 것으로,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썼으며 빈영 스님이 새겼다. 이 탑비는 고운 최치원의 사산비(하동 쌍계사 진감선사 대공탑비,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 경주 대승복사지 쌍귀부, 보령 성주사 터 낭혜화상 백월보광탑비)의 하나로 유명하다.

    사찰 관계자는 “고운의 글씨를 보면 매우 단정하다. 1100년이 지났으나 보존이 잘 된 편이다. 그 배경에는 6·25 때 천은사, 쌍계사, 선운사 등 유명한 사찰 등 문화재에 대한 폭격을 될 수 있는 대로 피한 차일혁 토벌대장 같은 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감선사대공탑비 양쪽에는 스님들의 거처인 설선당과 적묵당이 자리 잡고 있다.

    15년 전에 대대적으로 보수한 보물 제500호 대웅전. 사찰의 본전인 대웅전에는 부처님 세 분과 보살 네 분을 모셨는데, 그 가운데 여섯 분이 보물로 지정됐다. 대웅전 좌우에는 나한전 화엄전 삼성각 명부전 등이 있다.


    ◆남향(南向)인 금당 영역

    대웅전 앞마당에서 범종루 사잇길에 있는 긴 108계단 끝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 쌍계사의 긴 역사가 살아 있는 금당 영역이다.

    이곳은 수행자의 공간으로, 스님들이 수행하는 음력 10월 15일부터 1월 15일까지 석 달간 동안거,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하안거 기간에는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다. 따라서 일년 중 절반만 공개된다.

    금당은 원래 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의미하지만 이 안에는 탑(육조정상탑)이 있다. 쌍계사 금당은 육조 혜능대사의 정상(頂相:머리)을 모신 곳으로, 이를 금당이라고 부르는 것은 조사스님의 가르침을 중시한 선종 사찰의 특징이다. 선종에서는 조사스님의 깨달음 깊이가 부처님의 깊이와 같다고 본다. 탑은 최근 만든 것처럼 깨끗한데 햇볕을 보지 않아 그렇다고 한다.

    금당은 쌍계사 전체 가람배치에서 가장 명당자리에 위치한다. 금당 벽에는 10개의 육조 혜능대사의 일대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부처님의 생애를 여덟 폭의 그림으로 나타낸 팔상도를 모신 전각 팔상전. 팔상전은 대웅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금당 좌우에는 선방인 동방전, 서방정이 있다. 얼마전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스승인 효봉스님을 모시고 이곳에서 1년간 산 적 있다. 법정스님은 책에 “쌍계사에서 효봉스님을 모시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적고 있다.


    글=이상규 기자·사진=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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