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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톡톡 튀는 맛집 (12) 여름 면 음식- 메밀국수 VS 냉면

고르셨어요? 살얼응 동동~ 시원한 여름 맛

  • 기사입력 : 2013-07-0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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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은 왜 날이 더우면 면을 찾는 걸까. 우선 ‘후루룩’ 목 넘김이 깔끔하다. 살얼음 동동 뜬 국물까지 더하면 흐르던 땀도 절로 식는다. 쉽게 지치고 텁텁해지는 여름날, 시원한 면요리 한 그릇 ‘뚝딱’ 하면 질긴 더위에서도 잠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름철 즐겨찾는 면 요리를 꼽자면 냉면과 메밀국수를 들 수 있다. 냉면은 본래 북쪽 함경도·평안도가 고향이고, 일본에서 소바로 불리는 메밀국수는 그네들의 전통음식이다. 그러나 긴 세월이 지나면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여름철 대표 음식이 됐다.

    반질반질 놋그릇에 담아낸 깔끔한 육수가 일품인 진해의 ‘동심냉면’과 30년 손맛으로 전통있는 메밀국수집이 된 마산의 ‘명동 손국수’를 찾았다.



    마산합포구 창동 ‘명동 손국수’

    ◆봉평메밀로 만든 30년 손맛

    우리는 언제부터 메밀국수를 먹기 시작했을까.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임진왜란 이후로 짐작된다. 흉년으로 먹거리가 부족하자 명나라에서 들여온 메밀이 사람들의 주식으로 사용됐고, 이것이 메밀국수의 시초라는 것이다.

    이렇듯 탄생의 배경은 호구지책에 불과했던 메밀국수가 이제 일반 밀국수보다 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고급요리로 대접받는다.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메밀국수는 간이 된 육수에 메밀면을 섞어 간간한 맛을 즐기며 먹는 국수를 말한다. 흔히들 ‘모밀국수’라고도 부른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의 ‘명동 손국수’는 이러한 메밀국수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 중 하나다. 식당 벽에 적힌 ‘SINCE 1980’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980년부터 33년간 이곳에서 운영했다. 주인 이경문(63) 씨가 마산으로 오기 전에 일하던 곳이 서울 명동이었고, 모든 면을 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의미로 식당 이름을 ‘명동 손국수’로 정했다고 한다.

    메밀국수를 주문하면 좁은 테이블에 여러 가지 것들이 올라온다. 메밀면이 올려진 모판, 살얼음 띄운 육수를 담은 스테인리스스틸 주전자, 무즙과 송송 썬 파를 담은 2개의 양념통, 빈 그릇 하나다.

    먹는 법은 이렇다. 손바닥만한 빈 그릇에 육수를 적당량 붓는다. 무즙과 파를 기호에 맞게 넣는다. 마지막으로 메밀면을 육수에 퐁당 담가 휙휙 저어 먹는다. 무즙이 적당히 섞인 육수는 달큰하면서도 새콤하다. 가쓰오부시(가다랭이포)를 주재료로 하는 육수는 짠맛이 강하다. 무즙은 육수의 짠맛을 중화시키고, 메밀의 냉한 기운을 보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육수에 담갔다 금방 먹으면, 면에도 이러한 육수맛이 잘 배어난다. 시원하고 달콤하다. 잘게 썬 파와 면이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풋풋한 향이 입에 감돈다.

    메밀면은 매일 아침 이 씨가 직접 뽑는다. 식당 옥상에는 면을 만드는 이 씨의 작업공간이 따로 있다. 메밀은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지인 강원도 봉평에서 가져온다.

    백가지를 청주찌꺼기에 절여 밑반찬으로 내는 백가지 절임은 상큼하면서도 짭쪼롬한 맛으로 메밀국수와 조합이 좋다.

    오랫동안 영업해 온 이 씨는 “모든 조리 방식은 처음 문을 열 때부터 변함이 없다”며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 주는 이유도 맛이 변함 없이 여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요리를 못 할 때까지는 계속 메밀국수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메밀국수 가격은 1인분에 6000원. 유부초밥과 김치만두를 곁들여 먹어도 좋고, 겨울에는 돌우동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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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진해구 ‘동심냉면’


    ◆기본에 충실한 맛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냉면은 소위 ‘서울식 냉면’이라 할 수 있다.

    냉면의 고향 평안도에서는 본래 동치미 국물로 맛을 냈지만, 6·25 이후 북쪽지방 사람들이 서울에 냉면집을 차리면서 소고기 육수가 널리 사용됐기 때문이다.

    창원시 진해구 이동에 위치한 ‘동심냉면’은 그 서울식 냉면의 기본을 재연하고 있다.

    서울의 30년 전통 냉면집이 처가인 주인 이상길(60) 씨가 처갓집에서 그 비법을 전수받은 덕분이다.

    지난 1997년 문을 열었다. ‘냉면 레스토랑’이란 명칭을 쓰는데, 이를 증명하듯 식당 인테리어나 서비스가 일반 냉면집과는 좀 다르다.

    경양식집 분위기의 서구형 인테리어에, 벽은 온통 핑크색이다.

    게다가 냉면을 내오는 그릇은 우리나라 전통의 놋그릇이다. 은은한 색상의 놋그릇에 담긴 냉면이 정성스러워 보여 손님들이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러한 이색적이고 독특한 분위기와는 달리 이 집 냉면의 맛은 소박하고 단정하다.

    우선 냉면의 고명이 단출하다. 오이와 무우, 삶은 계란 반쪽이 전부다.

    “초기에는 육수를 삶아 낸 고기를 고명으로 올려냈는데, 손님들 대부분 드시지 않고 깔끔한 맛에도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올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어요.”

    대신 육수와 면으로 정면승부를 낸다.

    육수는 양지머리와 각종 야채를 7시간가량 고아서 만든다. 육수를 살짝 얼렸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내놓는다. 이 살얼음 육수는 이 집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비빔냉면을 시켜도 살얼음 육수가 나온다.

    국물 맛이 좋으면 면 맛도 좋아지기 마련이건만, 면에도 별도의 정성을 더한다. 냉면에 어울리는 메밀과 칡을 섞어 만들어 감칠 맛을 더한 것이다.

    냉면에 참깨가루를 듬뿍 뿌려내 고소함을 더하고, 맵싸한 고추를 넣어 식욕을 돋운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사람들은 ‘냉면 맛의 기본에 충실하다’고 이 집 냉면을 평한다.

    주인장에게 맛있게 먹는 법을 물었다. “냉면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나오는 즉시 먹어야 하고, 가위질을 하지 않고 먹어야 합니다.” 시원한 여름을 한입에 넣고 싶다면 도전해 봐도 좋겠다.

    이 집의 특별 메뉴인 베트남식 만두 ‘짜조’는 냉면과 함께 먹으면 좋다. 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편리하다. 냉면 가격은 7000원, 곱빼기는 1000원 더 받는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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