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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몸에 좋고 보기 좋은 집 (13) 함안 여항면 별천마을 최판묵·김말순씨 집

푸른 하늘·솔숲·별빛 품은 자연 속 별천지
미술관 같은 독특한 외관

  • 기사입력 : 2013-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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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탁 트인 정원 곳곳에 핀 들꽃들과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한데 어우려져 도심과는 다른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낸다.
    대형 창으로 채광에 신경 쓴 2층 자녀들 방.
    간단한 차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2층 베란다.
    집 앞으로 시냇물이 흐른다.
    통목재로 뼈대를 구성한 집 안.


    집 앞 개울에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사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은 빼곡한 적송이 마치 4대 장승처럼 집을 수호하고 있는 듯하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낮에는 호수처럼 깊고 푸른 하늘이, 밤에는 쏟아지는 별들의 놀이터가 된다.

    함안군 여항면 주동리 별천마을 최판묵(49)·김말순(47·여) 씨 댁.

    함안 시내에서 여항산 자락을 따라 굽이굽이 가다 보면 여항면사무소가 나오고, 오른편으로 길게 난 봉성저수지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6·25격전비가 있다. 여기서 오른편 길로 접어들면 일명 주줏골로 불리는 별천마을이 보인다.


    최 씨 부부의 보금자리는 여기에 있다.



    ◆자연을 따라 지은 집

    집을 취재하면서 공통으로 느끼는 것은 집주인과 집터는 인연의 줄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최 씨 부부의 집도 그렇다. 4년 전 지인이 땅을 사기 위해 함안 별천마을에 따라왔다가 결국 땅은 지인이 아닌 최 씨가 샀다. 논이었지만 오랫동안 묵혀 놓아 수풀에 뒤덮인 상태였고, 개울을 건널 진입로조차 없어 지인은 포기했다.

    오랫동안 건설업에 종사해온 최 씨는 개울을 따라 땅이 길게 늘어선 것이 진입로만 만들면 멋진 곳이 될 것 같다는 직감이 왔다. 당장 집을 짓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마침 여윳돈이 있어 선뜻 땅을 샀다.

    땅을 사자 마침 전원주택사업을 하던 동서가 부모님을 위해 집을 지을 땅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곳에 집을 지을 것을 권했다. 동서는 이왕 짓는 것 전원주택 모델하우스가 될 만한 집을 짓기로 하고 외관은 현대식 콘크리트, 내부는 원목을 접목한 새로운 형식의 집을 설계했다.

    진영의 아파트에 살고 있던 최 씨 부부는 여기서 살 생각이 없었지만 집을 짓는 것을 보고 들어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동서 부모집 옆에 지금의 집을 지었다.

    최 씨는 그동안 건설업을 해온 노하우를 총동원해 직접 자재를 구하고 집을 지었다.

    2975㎡ 대지에 건평 112㎡. 2층 규모의 아담한 집이 들어섰다.

    최 씨 부부의 집을 본 사람은 최소 두 번은 놀란다.

    처음 보면 예술적으로 지은 미술관을 연상할 만큼 독특한 외관 때문이고, 집에 들어가면 외관과는 판이한 통목재가 뼈대를 구성해 통나무집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독특한 외관은 지붕에서 나온다. 갤러리나 공공기관에서나 사용하는 컬러 철판, 일명 징크(Zinc)를 씌웠다. 현대건축에서 지붕에 금속소재를 사용하면서 모던하고 내추럴한 분위기를 연출할 때 사용하고 있다. 철판을 아연도금으로 처리한 것으로 주택 자재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특히 2층 자녀들 방과 1층 부엌에는 대형 창을 내 채광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정남향인 최 씨 집은 점심 때면 햇살이 창을 통해 들어와 실내를 항상 밝게 해준다. 덤으로 대형 창을 통해 개울과 앞산의 나무, 하늘, 밤이면 별까지 볼 수 있어 전원주택에 산다는 기분을 맘껏 갖게 해준다.

    거실 천장은 2층 높이로 높여 개방감을 더했고, 거실 대형창 아래에 아기자기한 들꽃을 심어 운치를 더했다. 거실 뒤창에는 적송이 집안으로 뛰어들 것처럼 빼곡히 들어차 솔 향기를 풍겨준다.

    한옥처럼 집 뼈대 역할을 하는 소나무 원목이 그대로 드러나 별도의 인테리어가 필요하지 않다.

    앞개울이 있고 뒤에 산이 붙어 있어 배수문제가 걱정됐지만, 집 밑이 거대한 암반으로 돼 있어 걱정이 없다고 한다.

    보일러는 심야 전기를 사용해 불편한 것이 없다.

    앞으로는 개울, 뒤로는 소나무 산을 그대로 살린 자연 속의 집이다.



    ◆별이 쏟아지는 별천지 내 집

    처음 이 땅을 계약하고 집을 짓자 주변 사람들이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

    길쭉한 땅에 개울이 흐르고 진입로도 없어 수풀로 버려진 땅에 집을 짓는 것이 어리석어 보였다. 하지만 길을 내고 다리를 만들고 새집이 들어서자 사람들은 놀라운 변신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더구나 집 앞 개울은 평평한 바위가 깔렸고 그 위로 물이 흐르면서 인공으로 만들 수 없는 쉼터가 됐다. 별다른 조경을 하지 않았지만 아름드리 적송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귀한 조경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마을을 지나던 학교 교사가 자연을 그대로 살린 모습에 반해 혹시 갤러리인지, 미술을 전공했는지 확인하러 찾아올 정도다.

    최 씨 부부가 별천마을에 정착한 지도 3년이 됐다.

    부인 김말순 씨는 “별천지라는 말처럼 밤에는 별이 쏟아진다. 아침에 문을 열면 솔향이 섞인 공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새 소리까지 더해 아직도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겁다”고 자랑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이사 올 당시 창원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막내딸의 학교문제가 걸렸다. 통학하는데 하루 4시간을 왕복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결국 함안으로 전학을 시켰다. 불편해 하던 딸도 지금은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자랑할 정도로 좋아한다.

    최 씨 부부댁 바로 위에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어 한적하지도 않다. 최근에는 서북산과 여항산을 잇는 둘레길도 생겨 호젓하게 산책하기에도 좋다.

    집을 짓고 남은 1652㎡의 땅에는 텃밭과 정자도 만들었다. 취재를 간 날 최 씨 부부는 골프연습장을 만들고 있었다. 시내까지 20~30분이면 나갈 수 있지만 전원주택에 산다는 약간의 호사(?)를 누려 보려 한다.

    최 씨는 더는 집을 꾸밀 것도 없지만 앞으로 빈터에 황토방을 지을 계획을 하고 있다.

    최 씨는 “전원주택이라고 하면 돈이 많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호화로운 집을 지을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도심의 아파트 가격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든다”면서 “대부분 아이와 직장, 경제문제로 주저하겠지만 정말 자연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주저하지 말고 시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추천했다.



    ◆별천마을은

    별천(別川)마을.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조선시대 정한강 선생이 이곳의 경치가 하도 아름다워 별천지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함안군 여항면 주동리에 있는 이곳은 물이 맑고 소나무 군락이 많아 피서지로 유명하다. 최근에 전원주택과 별장이 많이 들어설 정도로 산세가 아름답다.

    함안 여항 별천계곡에서의 시원한 물놀이와 산림욕, 여항산 등산, 체험마을을 통해 고즈넉한 농촌마을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글= 이현근 기자·사진= 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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