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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29) 고성 문수암에서 바라본 자란만

산사에 올라, 바다에 빠졌다
삼국시대부터 해동절경지로 이름난 천년 고찰 문수암
청담 큰스님 사리탑에서 바라보는 남해안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 기사입력 : 2013-08-2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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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에 자리한 문수암은 남해안 절경지 중 한 곳이다. 청담 큰스님의 사리탑에서 남해안을 바라보면 보현암의 약사여래대불 뒤로 쪽빛 자란만이 펼쳐진다.
    문수암 천불전.
    문수암 청담 큰스님 사리탑.
    문수암 법당 뒤 바위틈의 부처상.


    소가야 옛 도읍지 고성. 지금은 공룡이 대표 브랜드이지만 옛 도읍답게 고성에는 신라시대부터 천 년이 넘게 그 전통과 맥을 이어오고 있는 오래된 사찰이 많다.

    그중 유난히 사람의 발길을 끄는 곳이 바로 문수암이다. 남해 보리암, 여수 향일암과 함께 남해안 3대 기도처로 꼽히는 이곳의 경치는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에 있는 암자 문수암. 대한불교조계종 쌍계사의 말사인 이 암자는 신라 신문왕 8년(688년) 의상조사가 창건했는데 삼국시대부터 해동절경지로 불렸다고 한다.

    남해안 절경지 중 하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과 같은 곳. 이곳으로 길을 떠나 보자.



    ◆문수암에서 바라보는 남해안

    문수암 청담 큰스님 사리탑에서 바라보는 남해바다. 일단 속이 후련해진다.

    눈에 선히 들어오는 섬만 20여 개. 코발트빛 남해바다 자란만에 점점이 박혀 있는 섬들의 정취는 진한 매미소리와 나뭇가지를 흔들며 몸을 휘감는 산들바람과 어울려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청량하게 해준다.

    가파른 산에 걸터앉은 듯한 법당들. 현재 요사채 공사 중이어서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여름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는 그만이다.

    문수암은 차량으로 올라가는 방법과 40분 정도의 등산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 차량으로 올라가지만 이련정 식당 앞에서 1.2㎞ 산길로 오르는 등산은 또 다른 정취를 준다.

    1000여 부처를 모셨다는 천불전과 난간을 잡아야 겨우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계단 끝에 터를 잡은 독성각은 이곳이 기도처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사리탑에서 바라보이는 큰 불상이 인상적인 보현암. 높이 13m로 사찰을 뚫고 나온 것 같은 약사여래대불과 그 뒤로 펼쳐진 남해바다의 정취는 쉽게 잊히지 않을 절경 중의 절경이다.



    ◆문수암 창건 설화

    문수암 창건과 관련한 의상조사의 설화를 들어보자.

    의상조사가 남해 보광산(현재 금산)으로 기도를 가던 중 고성 상리면 어느 촌락에 묵게 되었다. 꿈에서 봤던 두 걸인을 우연히 만나 그들의 안내로 무이산에 오르게 됐는데, 섬들이 무수히 많이 떠 있고 웅장한 다섯 개의 바위가 눈앞에 펼쳐져 있어 마치 오대산의 중대(中臺)를 연상하게끔 했다.

    그들은 이곳이 불교를 정진하기 위한 최적의 수도 도량임을 알려주고는 바위틈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고 한다. 의상조사는 절벽 사이로 그들을 찾아봤지만 걸인은 보이지 않았고 절벽 사이로 문수보살상만 보였다.

    그제야 걸인이 문수와 보현보살임을 깨달은 의상조사는 무이산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곳은 족히 사자를 길들일 만한 곳이며 이곳이야말로 산수 수도장이로구나.”

    그후 그는 문수단을 모아 문수암을 창건했다.



    ◆문수암의 역사와 문수단

    창건 이후 문수암은 수도 도량으로서 많은 고승들을 배출했다고 한다. 산명이 수려해 삼국시대부터 해동의 명승지로 유명했으며 특히 화랑도 전성시대에 국선 화랑들이 이 산에서 심신을 연마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중창 및 중건의 역사는 전래되지 않고 현존하는 암자는 태풍 사라호 때 건물이 붕괴된 뒤에 지은 현대식 건물이다. 일반 신도들의 성금으로 1973년 이 절에서 수도한 이청담(李靑潭)의 사리를 봉안해 세운 청담 대종사 사리탑이 있다.

    석벽에 문수(文殊), 보현(普賢) 두 보살상이 나타나 있어 문수단(文殊壇)이라 이름 지었다. 문수보살(文殊菩薩)은 석각이고, 관세음보살상(觀世音菩薩像)은 두 자 일곱 치 크기의 목각으로 돼 있다. 기암절벽이 암자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문수암 법당 뒤에는 설화에서 말하는 바위 틈새가 있는데 그곳을 유심히 살펴보면 사람의 얼굴과 비슷한 모습이 바위에 그려진 것처럼 보인다. 보살의 모습을 보기가 까다로워 바위 틈새 오른편에 발자국 두 개를 그려놓았는데 거기서 바라봐도 날이 흐리거나 볕이 약하면 잘 보이지는 않는다. 이 바위는 예전부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해서 관람객들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용한 기도도량이면서도 빼어난 경치를 가진 고성 문수암. 이번 가을, 남해의 탁 트인 푸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고 신라시대의 재미있는 설화와 숨결을 간직한 고성 문수암으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글= 김진현 기자·사진= 고성군 제공


    ◆찾아가는 길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국도 33호선 따라 사천 방면→ 상리면 부포사거리서 직진 1.6㎞→ 문수암 이정표(좌회전)→ 문수암

    문의 고성군청 문화관광체육과 ☏ 055-670-2234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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