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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 방제 관심 갖자

  • 기사입력 : 2013-09-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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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선충 피해를 입어 소나무가 말라 죽어 가는 모습.



    이예린 초록기자(김해율하고 1학년)


    요즘 산을 오르다 보면 초록색 비닐로 덮여 있는 묶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저것이 무엇일까 궁금했지만 정확하게 알려주시는 분이 없었다. 그러던 중 등산을 하다가 잘려진 소나무들을 모아 작업하시는 분을 만나게 되어 여쭤보니 재선충에 걸린 소나무들을 방제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소나무들이 외래종인 재선충에 감염된 솔수염하늘소로 인해 나무가 썩어서 방제 처리를 했다고 한다.

    재선충병은 소나무가 감염되면 100% 말라 죽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재선충은 죽어 있던 소나무 안에 있는 솔수염하늘소의 번데기집을 통해 솔수염 하늘소의 몸속으로 침입했다가, 성충이 된 솔수염하늘소와 같이 이동하는데 이렇게 이동한 뒤에 소나무들을 말려 죽인다. 솔수염하늘소의 재선충 보유율은 평균 70%이고, 한 마리당 평균 1만5000마리의 재선충이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병은 1988년에 처음 발생해 현재까지 매년 몇백억 원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솔수염하늘소를 숙주로 삼은 재선충이 70여 년 만에 소나무들을 전멸시킬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여행 다닐 때 말라가는 나무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재선충병에 대해 조사한 후에 생각해보니 그 상황이 꽤 심각함을 깨닫게 되었다.

    소나무는 한국 북부 고원지대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자랄 정도로 분포가 아주 높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사시사철 푸르다고 해서 자랑스러워하는 나무이다. 그런 나무가 눈앞에서 말라죽어 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다는 것이 한탄스럽다. 우리가 지금처럼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몇십 년 안에 푸른 소나무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최선의 방법은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 정신이라 생각된다. 현재까지의 방제방법으로는 벌채작업을 통한 서식지 제거, 유충 제거 등이 있지만 문제점은 사람들이 재선충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재선충병이 어떤 병인지 공공기관에서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알릴 필요가 있고, 우선 등산로 앞에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해 안내판을 세워두는 등 빨리 신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되는데,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들은 다른 소나무와 다르게 갈색을 띠며 말라죽게 된다. 등산 중에 소나무가 말라 있으면 시·군청 공원 녹지과로 신고해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국민들이 재선충병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빠른 신고를 한다면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를 오랫동안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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