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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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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패가망신(敗家亡身)- 집안을 부수고 자신을 망친다

  • 기사입력 : 2013-11-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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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본능적으로 모르는 것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무척 알고 싶어 한다. 일어날 일에 대해서 나름대로 예측을 한다.

    이런 심리와 쾌락을 추구하는 마음이 모여 도박(賭博)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도박은 어떤 면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오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극도의 해악(害惡)을 동반하는 오락이다. 도박에는 생활의 단조로움과 불안 등을 해소해 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도박이 있었다. 원시인들의 간단한 내기 등이 도박의 시초라 할 수 있다.

    1959년 영국 국회에서, “도박은 컨트롤할 대상이지 금지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도박법을 제정하면서 도박을 양성화하기 시작했다.

    도박을 죄악시하면서도 각종 도박이 오늘날 국가나 공공기관에 의해서 공공연히 조장되고 있다. 큰 모순이다. 경마, 자동차경주, 복권, 바둑 장기, 컴퓨터게임 등등도 크게 보면 다 도박이다.

    도박의 가장 큰 해악은 중독성이다. 이성적으로는 “내가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데”라고 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끌려가 손을 못 끊는 것이 도박이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건전한 근로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쉽게 단번에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노리다가 결국 큰 금전을 잃게 된다. 그러면 본전이라도 건진 뒤에 손을 떼겠다고 계속하다가 결국 빚더미에 앉게 된다. 그러면 본의 아니게 사기나 절도를 저지르게 되고,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여 마약을 하게 되고, 심지어 자살까지도 기도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의 생활수준에서 빚의 규모가 1억 원에 이르면 헤어나기 어렵다. 보통의 월급 받는 사람은 평생 벌어도 빚 1억 원을 갚기 힘들다. 건전한 직장인이 어느 날부터 도박에 빠져 직장도 잃고 빚 몇 억을 지고서 피신해 다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주변에 유혹하는 공인된 각종 도박장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요즈음 잘나가던 연예인 20여 명이 도박혐의로 법의 처벌을 받게 되었다.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어렵게 어렵게 지내다가 겨우 대중의 인기를 얻어 형편이 좀 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도박에 빠져 자신의 일생을 망치게 되었다. 자신의 일생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자식들의 일생까지 망치게 되었다.

    요즈음은 도박의 종류도 많고 유혹도 많은데, 도박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헛된 욕심을 내지 말고 자기 분수를 잘 지키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들이 도박이나 마약에 잘 빠지는 이유는, 이들은 책을 보거나 명상을 하거나 하여 자신을 수양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얼굴 하나, 연기 하나로 갑자기 출세하다 보니 자기 관리가 안 된다.

    돈을 좀 벌 때 장래를 생각하여 저축을 하거나 노후에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할 것인데, 언제나 전성기 때처럼 수입이 있을 줄 알고 흥청망청 살다 보니 도박에 쉽게 손을 댄다. 이 때문에 나이 들어 어렵게 된 연예인이 너무나 많다. 그들의 공통점은 전성기 때 누리던 인기만 생각하고 땀 흘려 일하기는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니 생활이 더 비참해지는 것이다.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다 자기 잘못이다.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연예인들이다. 건전하고 모범적인 연예인이 많아야 한다. 마약 도박 등을 하는 연예인들은 정말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해악을 끼친다.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허욕을 갖고 잘못된 길을 들어서면 패가망신하는 것이다. 허욕 부리지 말고 건전하게 평범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다.

    * 敗 : 무너뜨릴 패. * 家 : 집 가. * 亡 : 망할 망. * 身 : 몸 신.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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