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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40) 창녕 구룡산

병풍바위에 걸린 마지막 가을빛

  • 기사입력 : 2013-11-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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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녕 구룡산은 거대한 병풍바위와 칼날 같은 능선을 자랑한다.
    관룡사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
    관룡사 전경


    창녕의 산이라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이 화왕산이다. 화왕산은 창녕의 진산으로 봄이면 진달래, 가을이면 억새가 화려함을 더한다. 화왕산의 오른쪽에 위치한 구룡산(741m)은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이어지는 병풍바위로 또 다른 비경을 자랑한다.

    창녕 구룡산은 화왕산에 가려져 있지만 산세만큼은 그에 못지않다. 설악산이나 월출산같이 바위로 유명한 산을 한 부분 뚝 잘라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이다.

    원효대사가 제자 송파와 함께 이곳에서 칠성(七星) 백일(百日)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친 날에 하늘에 오색구름이 영롱하게 비치고 뇌성벽력과 함께 화왕산 꼭대기의 월영삼지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영롱한 오색 구름을 타고 등천하는 것을 보았다 해 이곳에 있는 절 이름을 관룡사(觀龍寺)라 하고, 그 뒷산을 구룡산(九龍山)이라 했다고 한다.

    구룡산은 주능선뿐만 아니라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길도 바윗길의 연속이다. 주능선의 바윗길 가운데 위험한 곳은 우회로가 있어 둘러갈 수 있다.

    구룡산의 백미는 바윗덩어리로 이뤄져 있는 암봉들이 단풍과 함께 어우려져 있는 풍경이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관룡사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적당한 거리에 볼거리도 많아 산꾼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 이 코스의 들머리인 관룡사에서 우측을 올려다보면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길게 이어지는데 그 능선을 병풍바위라 부른다.

    관룡사 삼거리 우측에는 옥천사지가 자리 잡고 있다. 제법 높다란 돌더미가 성곽처럼 쌓여 있는데, 이곳이 신돈이 태어나고 출가했다는 옥천사 터다.

    신돈은 고려 공민왕 때의 승려로 묘청과 함께 요승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역사는 승리자의 입장에서 기록되는 것이다. 당시 사대주의자들이 민족의 자주성을 주창한 묘청과 신돈을 반드시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을 수도 있으며, 부호들이 권세로 빼앗았던 토지를 돌려주고 노비를 해방시킨 신돈을 후세에 개혁가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돈은 결국 역모죄로 처형당했고, 그가 태어난 장소이자 어머니가 노비로 있었던 옥천사도 같이 폐사되고 말았다.

    한 쌍의 돌장승이 좌우에서 반기는 우측 소로를 통과하면 보물 제212호인 대웅전, 제164호인 약사전, 제519호인 석조여래좌상, 제295호인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 등 4점의 보물과 여러 문화재가 남아 있는 관룡사다.

    4세기에 창건된 사찰은 규모는 작지만 신라시대에는 8대 사찰로 불렸다. 대웅전 등 대부분이 임진왜란 때 불에 타 버렸지만 보물로 지정된 약사전만은 화를 면했다.

    절의 입구에서 직등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청룡암을 거쳐 병풍바위로 오르는 최단거리 코스다. 그리고 절 안에서 좌측 깊숙한 곳으로 접어들면 용선대 석조여래좌상을 거쳐 관룡산으로 바로 오르는 길이다. 구룡산 암릉으로 가는 길은 부도탑이 있는 우측 길이다.

    계곡을 건너 두어 번의 얕은 오르막을 오르면 주변이 온통 적송으로 둘러싸인 드넓은 소나무 군락지대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좌측 지능선으로 오르면 곧 바위로 된 능선을 만나고, 오름길 곳곳이 바위지대라 조망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등산 시작 1시간쯤이면 주능선 암릉이다. 급경사의 바윗길이지만 겨울철이 아니면 조심해 내려서면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고 암봉 정상에 오르기 전 우측으로 돌아가는 우회로도 있다.

    아찔한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탁 트이면서도 화끈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아기자기한 바위를 요리조리 통과하다 보면 어느덧 흙으로 된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이 심명고개다.

    화왕산과 관룡산 방향은 심명고개에서 왼쪽길이다.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 두 군데서 천길 단애의 조망을 즐기고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그림 같은 선경이 펼쳐진다.

    구룡산 산행의 백미인 병풍바위가 칼날 같은 능선을 자랑한다. 풍경이 가히 절경이라 국내 어느 곳의 비경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좌측 관룡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통과하면 다시 바위전망대다. 전망대에서 관룡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관룡산 정상에는 표지석이 있고 앞쪽은 넓은 헬기장이다. 남쪽으로 바로 내려서는 길이 관룡사로 가는 길이다.

    나무와 흙으로 조성된 가파른 계단길이 한참이나 이어지고 관룡사가 얼마 되지 않는 지점에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295호)이 있다.

    석굴암의 본존과 같은 양식으로 조성된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이다. 훌륭한 예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어 불자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용선대에서 관룡사까지는 10여 분 정도면 내려간다.

    관룡사 주차장에서 등산을 시작, 구룡산, 관룡산, 용선대를 거쳐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데 약 5.5㎞ 거리에 3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좀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관룡산에서 화왕산 정상까지 연계한 후 화왕산성 남문에서 옥천사지로 하산하거나(11.1㎞, 5시간 정도), 배바위를 거쳐 관룡사 주차장으로(약 13.5㎞, 약 6시간 정도) 내려올 수도 있다.


    ◆찾아가는 길

    승용차로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칠원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옮겨 탄다.

    영산IC에서 고속도로를 내린 뒤 영산면을 빠져나와 계성교차로에서 우회전해 창녕읍 방향 5번 국도를 따라간다.

    3㎞가량 가서 계성천을 건너기 전 우회전해 화왕산군립공원 관룡사 방향으로 들어가면 된다.


    글·사진=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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