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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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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마산야구 역사 100년의 해 (하) 마산의 자부심

프로야구 만나 ‘마산 아재 열정’ 빛나다
해방 후 마산야구협회 결성
6·25전쟁 후 학생야구 활발

  • 기사입력 : 2013-12-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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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2년 9월 26일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첫 프로야구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환영식을 하고 있다./경남신문 DB/


    ◆광복 이후부터 프로야구 출범까지·1945~1982년

    해방 후 마산 야구계는 조직력과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마산야구협회가 결성돼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마산야구팀은 서울, 군산, 전주, 개성 순회시합을 가지며 실력을 키웠다고 ‘마산시 체육사’에 기록돼 있다. 1948년 전국 최강이던 서울팀을 초청해 마산중학 구장에서 가진 친선경기는 마산시민들의 자긍심을 드높였던 경기로 회고된다. 홈팀의 이점을 십분 살린 마산팀은 이날 서울팀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성길 전 경남야구협회장은 “해방 직후 10명 정도 선수가 올(all)마산팀을 꾸려 6·25 전까지 매년 전조선시도대항전에 출전했다”며 “특히 서울 인천 대구 마산은 4대도시대항전을 따로 가질 정도로 야구수준이 높은 도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호시절도 잠깐,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올마산팀은 사라진다.

    전쟁이 끝난 뒤 마산 야구는 생활야구와 실업리그의 성격이 중첩된 ‘직장별 연식야구’의 모습으로 부활했다. 김성길 전 야구협회장은 “당시 어업조합, 남전(南電), 식산은행, 동양주정 등 기업체 및 회사 소속 7개 팀이 있었는데, 나는 동양주정 경리과장으로 일하면서 야구팀 투수로 뛰었다”고 회고했다. 주말마다 팀별로 대진을 짜 경기를 벌이면 시민들이 구장으로 구경을 나오던 형태였다. 사업체의 재정지원을 받는 실업팀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이다 보니 한마디로 고무신을 신고 뛰던 ‘동네 야구’였다. 1950년대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 야구도 활발했다. 1945년 ‘제1회 전마산국민학교대항 야구대회’가 무학초등학교 구장에서 개최되며 탄력을 받은 청소년 야구는 1970년 이후까지 마산 야구 발전에 밑거름이 됐다.

    1960년대 침체기를 맞았던 마산 야구는 1970년대 후반 마산상고와 마산고라는 걸출한 두 고교 야구팀이 되살아나면서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마산고는 이후 제18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마산상고는 제35회 청룡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을 각각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내 거리는 인적이 뜸하고 모두 다방의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야구를 시청했다’는 마산 풍경을 묘사한 기록이 전해진다. 1980년대 마산 야구계에 중요한 사건은 경남대 야구부의 창단이었다. 1982년 경남대는 천안북일고, 휘문고, 배재고 등에서 선수를 선발해 23명의 멤버를 확보, 그해 말 창단식을 가졌다.

    1982년,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했다. 그리고 그해 9월 26일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역사적인 첫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마산종합운동장 개장기념으로 롯데자이언츠와 삼미슈퍼스타즈가 맞붙은 것. 당시 마산종합운동장 야구장은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일찍 잔디로 덮인 내외야를 보유한 최고의 시설로 손꼽히면서 마산시민들의 자부심을 드높였다. 대한제국 말기부터 태동해 온 마산아재들의 ‘야구 사랑’이 본격적인 봄을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유장근 경남대 교수는 “마산의 야구는 극일의 한 수단으로 태동한 뒤 마산시민의 열정적 지역성과 합쳐져 일제강점기에 첫 부흥기를 맞은 후 해방 직후, 그리고 1970년대에 각각 르네상스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점에서 팬심(fan心)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교육과 투자, 역사적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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