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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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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악양면 슬로시티 재인증은 모두의 바람- 정기홍(사회2부 국장)

  • 기사입력 : 2014-01-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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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을마다 그 고을만이 간직하고 있는 유·무형의 소중한 가치와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은 고을사람과 후손 대대로 자긍심과 함께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고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하동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산과 바다가 있는 2개의 국립공원을 품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이 그것이다. 이들 국립공원을 간직하고 있는 하동의 지리적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고, 널찍한 하동호가 있는 것도 또한 유일할 것이다.

    하동은 도내에서 유일한 것도 많이 있지만 무엇보다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댁과 평사리들판이 있는 ‘악양면’ 전체가 도내 유일하게 지난 2009년 2월 ‘국제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은 지역이다.

    지난해 악양면의 방문객이 무려 67만 명에 이르렀다. 토지의 무대에다 국제슬로시티 인증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슬로시티 지정 첫 해인 2009년에 50만 명에 그쳤던 악양면 방문객이 5년 만에 33% 급증한 것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탈리아에 있는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은 하동군 악양면, 전남 완도군 청산도,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충북 제천시 수산·박달재 등 한국의 10곳을 포함해 27개국 174개 도시다.

    하동군은 연초부터 까다로운 국제시험을 치러야 한다. 국제슬로시티 인증 기간이 5년이므로 연맹은 2월에 악양면의 재인증 여부에 대한 심사를 하고, 3~4월에 발표한다. 재인증 평가 요건은 환경정책, 지역전통사업과 슬로푸드, 방문객 환대능력 등 6개 정책 52개 항목과 국제슬로시티 지정 이후 5년간 주요 사업 성과와 변화에 대해 10개 항목으로 나눠 심사를 하기 때문에 재인증이 결코 쉽지가 않다.

    하동군은 지난 5년 동안 큰 관심을 갖고 슬로시티 관광자원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다채로운 슬로라이프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개설·운영해왔다.

    또 슬로라이프를 지향하는 슬로시티의 당초 취지를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주민 공동체 의식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처럼 하동군은 재인증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재심사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지만, 전남 장흥군 유치면이 재인증에서 탈락했고, 전남 신안군 증도는 재인증이 유보돼 오는 4월에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 결정이 내려져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악양면의 재인증을 염원하는 사람은 하동군민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다. 우리는 그동안 ‘빨리’ ‘빨리’ 때문에 느림의 가치를 잊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듯이 나이가 들면서 느리게 사는 것이 더 많이, 더 깊게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살아가면서 ‘Slow(느린)’가 이처럼 중요한데도 지금까지 느린 삶의 소중함과 가치를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지금 세계는 느린 삶이 시대의 트렌드다. 도내에서 유일한 악양면이 국제슬로시티로 재인증을 받아 소중하게 살아가는 무대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새해 첫 바람이다.

    정기홍 사회2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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