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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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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달인] 다섯 남자가 뭉쳤다 '뽕아저씨'

가족같은 다섯 남자, 이색메뉴 ‘골뱅이탕’으로 발길 유혹
장사의 달인 ⑩ 창원 상남동 퓨전주점 ‘뽕아저씨’ 5인방

  • 기사입력 : 2014-01-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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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창업자인 ‘골뱅이 파이브’ 공민석(왼쪽부터), 김시웅, 이정렬, 김헌수, 문동욱 씨가 가게 앞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전강용 기자/


    “골뱅이!”

    손님이 문을 열자마자 우렁찬 소리가 퍼진다. 깜짝 놀란 손님을 향해 주방에서, 카운터에서 모습을 드러낸 5명이 일제히 손바닥을 펴보이며 “파이브”를 외친다. 마치 팬들을 향한 아이돌 그룹의 인사 같다.

    독특한 손님맞이가 있는 이곳의 위치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유흥가 밀집지역인 창원시 상남상업지구다. 이미 유명업소들이 즐비한 상남동 거리에 독자브랜드로 퓨전주점을 낸 이들이 있었으니, 이른바 ‘골뱅이 파이브’ 5인방이다.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점 속에서 새로운 퓨전주점을 낸다는 것 자체가 모험일 수도 있다.

    현재 월 매출은 4000만 원 선. 출발은 순조롭다. 아직 성공의 정점에 오른 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의지는 대박을 향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상남동 거리에서 숱한 프랜차이즈점들과 맞선 이들의 열정을 들여다봤다.



    상남동서 살아남으려면 뭔가 달라야 한다

    ‘골뱅이 파이브’ 멤버들은 구성부터가 남다르다. 20대 초부터 40대 후반까지다. 나이대는 다르지만 모두가 사장이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에 대한 호칭을 ‘이 프로’ ‘김 프로’로 부른다. 살아남으려면 프로가 돼야 한다는 뜻에서다.

    이들은 지난해 8월 협동조합을 설립해 상호를 ‘뽕아저씨’로 걸고 퓨전주점을 창업했다. 이정렬(48) 씨가 조합원을 찾는 과정에서 서로 소개를 통해 5명이 만났다. 경영을 맡고 있는 맏형 이 씨를 비롯, 회계와 물류를 맡고 있는 김헌수(41) 씨, 고객관리 담당 문동욱 (34) 씨, 요리와 청결 담당 공민석(27) 씨, 재료 담당 김시웅(21) 씨 모두가 이젠 가족이나 다름없다.

    대기업에서 20년간 근무를 했던 이정렬 씨는 IMF 때 퇴사하고 사업에 나섰지만 수차례 고전을 반복하다 결국 사업을 정리한 경험이 있다. 이번 창업은 그에게 제2의 인생이다. 이씨는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헌수 씨는 창업 전 수상레저업계에 종사하고 있다가 동참했다. 김 씨는 “골뱅이를 전문 음식으로 차별화시킨다는 데서 충분한 가능성을 봤다”며 “서로 배워가면서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전 영업직에 몸담았던 문동욱 씨는 “프랜차이즈점이 장점도 있지만 본사 통제를 많이 받게 된다”며 “우리는 자유로움 속에서 경쟁할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할인쿠폰과 고객정보를 관리하며 손님들이 원하면 기념촬영을 해주고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해주기도 한다.

    일식집에서 7년간 주방장을 했던 공민석 씨. 맏형 격인 이 씨가 공 씨 아버지의 지인이다. 그는 “우리 목표는 상남 최고에서 전국 브랜드로 나아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막내인 김시웅 씨는 대학에서 조리과를 전공하다 휴학하고 창업에 동참했다. 그는 “요리를 전공하고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창업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고 꿈을 더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골뱅이를 스타상품으로 만들겠다

    이 집의 메뉴는 짬뽕, 볶음밥, 피자, 탕수육 등이지만 주메뉴는 골뱅이탕이다.

    흔히 골뱅이는 무침 등 안주로 나오지만 여기서는 주메뉴다. 이 씨는 “경남에서는 골뱅이탕을 잘 모른다”며 “개업하기 전 메뉴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는 불확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골뱅이탕을 맛본 사람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고 메뉴 중 제일 잘 팔리는 것이 골뱅이탕이다. 현재 상호는 ‘뽕아저씨’지만 이달 말 리모델링을 통해 ‘골뱅이 아저씨’로 바꿀 예정이다.

    골뱅이가 스타상품이 되기 위해선 신선함은 기본이다. 골뱅이는 강원도 주문진에서 직접 가져오고 음식은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항상 주문 후 조리에 들어간다. 이씨는 “창업 전 시장조사도 꼼꼼히 하고, 골뱅이탕을 메뉴로 한 가게 중 망한 가게들도 찾아다니며 이유를 분석했다”라며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손님이 처음 가게를 찾았을 때 갖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동업은 결속력이 힘

    가게 문은 오후 4시에 열지만 이들은 3시에 출근해 한 시간 동안 목표에 대해 의논하고 각오를 다진다. 차분한 회의는 아니다. 회의 뒤에 이어지는 구호는 다소 격하고 시끄럽다. 마치 시위대의 구호처럼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모습에서 결연한 의지까지 느껴진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성공한다.”, “우리는 상남 최고.” 그리고 또 하나의 구호가 있다. “우리는 연봉 1억!”

    구호 뒤 이들의 표정엔 웃음이 가득하다. 이씨는 “나이대는 각기 다르지만 우리의 의사소통은 평등하다”며 “가장 큰 성공 요인은 결속력이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 5인방의 대박 노트

    1. 스타상품에 주력하라
    선택과 집중. 한 메뉴에 집중해서 어필할 필요가 있다. 다른 메뉴의 동반 매출은 저절로 따라온다.

    2. 그집에 가야만 있는 ‘무엇’이 있어야 한다
    뽕아저씨에는 인근에서 맛볼수 없는 ‘골뱅이탕’이 있다. 이 외에도 남다른 무엇이 있으니, 인사 방법 등 손님들을 대하는 독특한 방법이다. 직원들의 열정적이고 활기찬 모습도 그집만이 갖는 차별적인 요소이다.

    3. 친숙한 분위기, 손님과 소통해라
    뽕아저씨는 퓨전주점이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카페처럼 꾸며져 있다. 젊은이들이 많은 상남동 특성에 맞춘 것이다. 주방 공간도 손님과 등을 지지 않도록 배치해 요리하면서도 손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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