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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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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선 고가 패딩 열풍, 한쪽선 넘쳐나는 헌옷

청소년들 사이 과소비 문화 유행
헌옷 수거함은 제대로 관리 안돼

  • 기사입력 : 2014-01-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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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부 A(45·창원시 의창구) 씨는 얼마 전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에게 각각 50만 원이 넘는 패딩을 사줬다. 작년에도 30만 원대 패딩을 사 입혔지만 해가 바뀌자 “올해는 다른 브랜드가 인기다”며 더 비싼 것을 원했다. A 씨는 “우리 아이들만 못 입히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또 사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부 김민영(37·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씨는 지난달 겨울 옷을 꺼내면서 더 이상 입지 않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옷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7살, 5살 난 아이들이 입었던 옷과 남편 것까지 더해지자 양이 엄청났다. 아파트 단지 헌옷 수거함에 옷을 넣으면서 수거함 관리가 궁금했다. 시나 구청에 문의해도 아파트 자체 관리사항이라며 아는 것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건전한 소비에 대한 교육 부족으로 부모는 아이들에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스포츠용 점퍼인 ‘윈드브레이커(Windbreaker)’를 고가에 사주면서 ‘등골 브레이커’ 현상을 겪고 있다. 반면에 버려지는 옷은 넘치지만 헌옷 수거함에 대한 행정당국의 관리는 소홀하다.

    고가 패딩 열풍은 학생뿐만 아니라 20~30대에게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상술이 한몫하고 있지만 건전한 소비자 의식 부족도 문제다.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패딩을 취급하는 아웃도어 매장 매출은 예년 대비 평균 30% 이상 늘었다. 패딩이 아웃도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에서 최고 70%까지 이른다.

    헌옷 수거함은 헌옷 수거업체에서 설치·관리한다. 종이나 폐휴지보다 2~4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헌옷은 인기 거래 물품이다. 통상 1㎏ 350~700원에 거래된다. 창원시 전역에 업체가 20여 개 정도 되며 업체간 수거함 설치에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거함은 개인 소유물로 해당 구청으로부터 도로점사용 허가를 받고 설치해야 하지만 불법 설치물이 많아 지자체가 수거함의 위치나 수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헌옷 수거는 시나 구에서 관리하는 대상이 아니라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서울시 강서구를 비롯해 부천시, 여수시, 전주시, 제주시 등은 시나 구청 차원에서 헌옷 수거함 실태를 조사하고 정비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향란 인제대 생활상담복지학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동조의식이 강해 친구들이 가진 것을 자신도 가져야만 동일화된다고 느낀다”며 “학교와 학부모들이 나서 학생들이 착용할 수 있는 의류의 범위를 정하고, 합리적인 제품 선택 방법을 배울 소비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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