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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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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61)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⑪

“선배, 무리하는 게 아닐까요?”

  • 기사입력 : 2014-01-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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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대한도 의아하여 오태경의 말끔한 얼굴을 살폈다. 그는 금융맨이라 머리가 항상 단정했다.

    “여유자금의 문제인데 우리 회사가 60, 70억 원을 동원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200, 300억짜리 빌딩을 사야 합니다.”

    오태경의 말에 오미경이 눈을 크게 떴다.

    “50억 원으로 어떻게 200, 300억짜리 빌딩을 사요?”

    “경매는 시가보다 쌉니다. 시가에서 20%에서 30% 싸게 살 수 있으니까 그게 우리 이익이 됩니다. 예를 들어 300억짜리 빌딩이 30% 정도 낮게 감정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 가격에 낙찰을 받으면 약 90억을 싸게 사는 것이 됩니다. 20%라면 60억 정도가 이익이 되겠지요. 그런데 300억은 무리고 250억 원선에서 낙찰을 받을 수 있는 빌딩을 경매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해보게.”

    “250억 원에 낙찰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낙찰 금액의 10%를 내야 하니까 먼저 25억 원을 냅니다. 그럼 225억 원이 남지요. 그런데 금융권에서 낙찰 금액의 80%를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약 200억 원을 대출받게 되는 거지요. 그럼 우리가 먼저 낸 돈 25억 원과 25억 원을 더 내면 우리는 50억 원을 내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빌리는 겁니다.”

    “그럼 우리 돈은 50억 원을 쓰고 은행에서 200억 원을 빌린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금융권에서 일반적으로 낙찰가의 80%를 대출해 주고 있습니다.”

    장대한은 오태경의 말을 이해했다.

    “금융권에서 80%를 대출해 줘?”

    오미경은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

    “낙찰가의 80%죠.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다시 경매에 부쳐도 충분히 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해주고 있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그런 방법으로 아파트를 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잘 알겠네. 그럼 자네가 적당한 것을 알아보게. 사전 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할 거야.”

    “그렇게 하겠습니다. 조사해서 보고 올리겠습니다.”

    오태경이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장대한은 커피를 마시면서 오미경의 얼굴을 살폈다. 오미경은 울 원피스에 스카프까지 두르고 있었다. 예쁜 얼굴이어서 키스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무실이어서 참았다.

    “선배, 무리하는 게 아닐까요?”

    오미경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야. 빌딩을 경매로 낙찰받아 되파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경우에 따라서 리모델링을 하면 더 받을 수도 있을 거야.”

    “선배가 잘 결정해요.”

    오미경이 얌전하게 눈웃음을 쳤다.

    “미경이가 오늘따라 더 예쁜데.”

    장대한은 오미경의 얼굴을 살피면서 미소를 지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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