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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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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부지 편입된 장애인복지시설 ‘한숨’

거제 연초면 ‘작은예수의 집’
내년 상반기 도로착공 앞두고
신축하거나 옮겨야 하지만 보상비만으론 엄두도 못내

  • 기사입력 : 2014-01-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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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부지에 편입돼 이전해야 하는 거제시 연초면 작은예수의 집.


    거제지역 사회복지시설이 도로에 편입돼 이전이 불가피하지만 보상금이 적어 각계각층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2010년 12월부터 부산~거제 간 거가대로 개통에 대비, 도심 교통난 해소를 위해 연초면 신오교~소오비~연사리 간 도시계획도로 중로 1-12호선을 개설하고 있다.

    현재 이 공사 예정 부지에 연초면 연사리 사회복지지설인 ‘작은예수의 집’과 정원이 모두 편입됐다.

    시는 총사업비 400억 원을 투입해 이 사업을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계획으로 본격적인 보상업무를 이달부터 착수했다.

    대지 891㎡, 건축연면적 462㎡, 지상 1층 규모의 작은예수의 집에 대한 보상금액은 9억5000만 원가량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상금액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거가대로 개통 이후 거제지역 땅값이 올라 이 보상금으로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체·지적장애인과 직원 등 2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없다.

    20여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최소한 건축연면적은 660㎡ 정도로 추정된다.

    이 공간에 지체장애인을 위한 전용시설과 물리치료실, 재활 프로그램실, 주방, 사무실, 자원봉사자 휴식 공간, 화장실, 목욕탕 등 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모두 배치해야 한다.

    또 방문인 주차시설, 외부활동공간 편의시설, 텃밭 등을 갖춘 제대로 된 보금자리를 위해서는 최소 3300㎡의 토지가 필요하다.

    박희정 사회복지사는 “이곳의 시설이 너무 노후화되고 협소해 오래전부터 이전을 고려해 왔다. 이젠 도로부지에 편입되면서 정말로 옮겨가야 해 그동안 부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았지만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작은예수의 집이 위치한 주변은 땅값이 너무 비싸 이전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장애인시설이라는 특성 때문에 외딴곳으로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이윤우 원장은 “가족들이 거제시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교통이 편리한 곳에 부지를 마련하고 싶다”면서 “학생 등 자원봉사자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고, 가족들의 시보건소 이용이 쉽도록 멀지 않은 곳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은예수의 집으로 불려온 ‘사회복지법인 작은예수회 고현공동체’는 지난 1996년 건립된 이후 19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장애인들을 보듬으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당시 경재옥 수녀는 갈 곳 없는 장애인 두 명을 거두면서 작은예수의 집이 시작됐으며, 이 소식을 들은 대우·삼성, 독지가 등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가슴 따뜻한 탄생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거제시가 이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접하고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현행법상 시유지에는 건축이 불가능해 다른 방법을 찾고 있으나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이회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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