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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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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다룬 첫 시집 나왔다

우무석 시인 ‘10월의 구름들’ 펴내

  • 기사입력 : 2014-02-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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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8 부마민주항쟁을 다룬 첫 시집이 경남에서 나왔다. 부마민주항쟁을 주제로 한 시는 몇 편 있지만 한 시인의 부마민주항쟁 관련 시 작품을 시집으로 묶은 것은 처음이다.

    시집 ‘10월의 구름들’을 펴낸 이는 우무석 시인이다. 그는 당시 경남대 학보사 기자로 항쟁에 참가했다. 시인은 개인적 일상을 통해 부마항쟁의 의미를 형상화했다. 또 기록문학과 선언문학 형식을 빌려 ‘10월-마산’을 낭만적 정념의 세계로 그리지 않고 일상화했다. 그것은 이 시집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사건들이 어떤 기획이나 이념의 산물이 아니라 지극한 일상 위에서 솟아오른 것임을 시사한다.

    ‘내 생에 소 몰아본 일은 단 한 번뿐/ 닷새 동안 의령 친구 집에서 식객노릇 했던/ 스무 살의 숨은 기억 속에 남아 있었지…(중략)/ 사람 잘 따르는 순둥인 줄 여겼더니/ 이랴자랴/ 막상 쟁기날 땅거죽에 박히는 소리 들리자/ 육중한 힘 뻗쳐 이리저리 날뛰며/ 우리를 사정없이 끌고 돌아다녔지…(중략)/ 땅을 갈아엎는 일조차도 이토록 어려운데/ 하물며 저항과 반역의 일임에랴’(시 ‘정곡 탑리에서’ 중에서).

    이 시는 표면적으로는 소를 몰아본 경험을 그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10월-마산’에 관한 자의식과 역사의식을 형상화하고 있고 그 후경에는 고통의 시기를 피해 있던 자의 부채의식이 잠복돼 있다.

    이번 시집의 수사학은 넘치지 않는 방식으로 그 시절의 역사를 일상으로 불러낸다. 이 시집을 가로지르는 이러한 눌변(訥辯)의 시학을 통해 정성기, 최갑순, 옥정애, 박인준, 정인권, 이윤도, 고(故) 주정숙, 전정숙, 고(故) 윤태림 당시 경남대 학장, 이동욱, 고(故) 남기제, 고(故) 윤정오, 고(故) 이선관 시인, 김진식, 영숙이, 남기문, 고(故) 신상철 경남대 교수 등 당대를 구성하는 기억이 씨줄과 날줄로 줄줄이 소환된다.

    김문주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에 호명된 인명과 지명은 점차 망각되고 있는 역사적 존재들에 대한 환기이기도 하지만 ‘10월-마산’의 ‘사소한’ 현실에 대한 핍진한 복기(復棋)이자, 이 사태를 구성하는 당대적 삶에 대한 진솔한 보고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정성기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은 “부마항쟁의 빛나는 정신, 다소간의 부끄러움과 회한도 같이 일깨워줬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시인은 1959년 마산 출신으로 1983년 제1회 개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무크지 ‘지평’ 문학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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