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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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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고추' 였던 청양고추, 올해는 왜?

청양고추 값 뚝뚝… 농가 한숨만 푹푹
주산지 밀양·창녕 ‘울상’
10㎏ 도매가 2만7000원~4만원

  • 기사입력 : 2014-02-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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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김종철 씨가 수확을 앞둔 청양고추를 만지며 허탈해하고 있다.


    “철거를 해야 하나 아니면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기다려 보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가격을 안정시킨다며 중국산을 대량으로 수입하던 정부가 농산물 가격 폭락에는 왜 뒷짐만 지고 있나.”

    12년 동안 청양고추 농사를 하며 올해에도 6600여㎡ 면적에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김종철(56) 씨의 탄식이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20일께 정식을 해 지난달 15일께 첫 수확을 한 이래로 10㎏들이 한 상자가 2만7000원에서 4만 원까지 받는데 그쳐 지난해 이맘때의 15만~17만 원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70%가량 폭락했고, 2012년 같은 기간의 9만~10만 원과 비교해도 올해 가격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격이 지속될 경우 기름과 비닐, 농약 등의 영농자재비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 수확을 해도 1인당 6만 원 하는 인건비로는 남는 게 없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청양고추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는 밀양시 무안면 가례리에서 1만1500여㎡에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권태홍(54) 씨도 인건비를 고려해 일부만 수확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씨는 “25년간 고추농사를 지어 왔지만 올해처럼 처음부터 가격이 이렇게 좋지 않은 해는 없었다”며 “가격이 혹시나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갈아엎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대체 작물로 전환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처럼 청양고추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농가들은 재배면적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청양고추의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일반 풋고추 농가는 물론 오이·호박 등 일부 과채류 농가까지 청양고추 재배에 나서는 등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20%가량 늘어났다.

    여기에다 경기불황 여파, 수입 증가, 방사능으로 인한 횟집들의 소비량 감소, AI로 인한 오리·닭고기 소비 감소 등 여러 가지 원인이 겹쳐 가격 폭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들의 관심사는 청양고추의 약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여부다. 농민들은 이 가격이 계속될 경우 생산비를 맞추지 못해 빚만 늘어나게 돼 부도가 나는 농가가 많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밀양시 한원희 의원은 지난 5일 열린 밀양시의회 제166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청양고추 가격 하락을 단순히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농가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고추 소비 촉진을 위한 시민운동과 함께 다양한 홍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밀양시는 청양고추 전체 물량의 50% 정도를 생산하는 주산지로 1138농가가 380㏊에서 연간 2만1489t을 생산하고 있다.

    글·사진= 김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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