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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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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87)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37

“사실대로 말해도 돼?”

  • 기사입력 : 2014-02-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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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지럽게 날리는 눈을 보자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같았다.

    “서울에 올라가는 것은 괜찮을 거야.”

    장대한은 김정자를 옆에서 끌어안았다. 그녀의 몸이 아직도 땀에 젖어 있었다. 어깨에 입술을 얹자 머리칼에서 은은하게 샴푸냄새가 풍겼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쉬고 싶다.”

    “그럼 그냥 쉬어.”

    “사업은 어떻게 하구? 내 밑에 벌써 70명이나 있는데….”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 일이나 생활에서 조금씩 일탈을 하는 것도 좋아. 너무 한 가지 일에 매달리면 멀리 볼 수 없게 돼.”

    장대한은 김정자를 바로 눕혔다. 김정자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장대한은 김정자의 가슴에 입술을 얹었다. 그녀가 장대한의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장대한은 밍밍한 살덩어리를 입안에 넣고 애무했다.

    “나 오늘 너무 좋았는데….”

    김정자가 낮게 말했다.

    “만족했어?”

    장대한은 김정자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사실대로 말해도 돼?”

    “그럼.”

    “실은 조금 아쉬웠어.”

    “왜?”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았어.”

    “그럼 안 되지.”

    장대한은 다시 김정자의 몸속으로 진입했다. 김정자가 그의 등을 껴안고 기꺼워했다. 두 번째 사랑은 좀 더 길었다. 첫 번째보다 더 깊은 피로가 느껴졌다.

    “음. 좋다.”

    김정자가 나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장대한은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 나간 것 같았다. 김정자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쉬었다. 장대한은 욕조에서 김정자와 함께 씻은 뒤에 서울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각각 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여주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헤어졌다. 눈이 쉬지 않고 자욱하게 내리고 있었다. 장대한은 눈 때문에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눈이 쌓이기 시작하여 고속도로도 미끄러웠다. 차들이 전조등을 켜고 서행하여 길이 지체되었다. 그때 박민숙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퇴근하는 길이에요.”

    박민숙은 목소리가 쾌활하여 들떠 있는 것 같았다.

    “수고했어. 오늘 힘들지 않았어?”

    “사장님이 잘해 주셔서 괜찮았어요. 가게도 너무 깨끗해서 좋고… 직원들도 내가 만든 닭강정이 너무 맛있다고 좋아했어요.”

    “하루 종일 닭강정만 만들었어?”

    장대한은 운전이 지루하여 계속 전화를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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