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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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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대본·연출 삼박자 맞아떨어진 '별그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종영

  • 기사입력 : 2014-02-28 16: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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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시청자의 마음에 애틋한 흔적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28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이 드라마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28.1%로 집계됐다. 결국 30% 고비는 넘지 못했지만 수목드라마 가운데에서는 압도적으로 높은 기록이다.

    작년 12월 동시간대 1위로 출발해 4회 만에 20%를 돌파한 이 작품은 동계올림픽 중계로 인한 방송 시간대 조정과 상당한 주목을 받은 타 방송사 드라마와의 경쟁에도 지속적으로 화제를 낳으며 순항했다.


    '매 순간 마지막처럼 사랑하라'는 평범하지만 잊기 쉬운 교훈을 남기고 브라운관에서 퇴장한 '별그대'의 흥행은 적절한 캐스팅과 오랜 준비가 엿보이는 대본, 수준 높은 연출의 조화로 가능했다.

    ◇ 역시 '별'…전지현과 김수현의 매력

    드라마의 힘은 역시 두 남녀 주연 배우의 매력에 있다.

    1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전지현은 자신의 실제 스타성을 빼다박은 톱스타 '천송이'로 분해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그는 먼저 극 초반 SNS에서 '무식'을 자랑하거나 유람선 결혼식장에서 '개불'을 찾는 모습에서 특유의 도도함과 털털함이 부각되며 시선을 끌었다.

    이어 도민준(김수현 분)과의 코믹 멜로가 강화할 때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선보였고, 관계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슬픈 정서도 안정적으로 전달했다. 드라마 이야기 전개와 연기 톤의 변화가 잘 맞아떨어진 셈.

    그는 '엽기적인 그녀'(2001) 이래 이어져온 특유의 캐릭터와 궤를 같이하면서도 어느새 원숙미와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연기를 선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후반부 슬픈 감성을 전달할 때는 앞선 코믹한 부분보다 연기가 상대적으로 덜 인상적이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지현의 연기 파트너인 김수현은 25살의 나이에 400년 이상 살아온 도민준 역할을 맡아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며 다양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물론 초능력이 있는 외계인이면서 400년을 살아왔다는 평범하지 않은 설정과 자신의 힘으로 연인을 지키거나 사랑에 빠지면서 유치하게 변하는 멜로 드라마의 클리셰(Cliche·상투적인 표현법)가 그의 매력을 극대화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의 특유의 두터운 목소리와 안정감있는 연기력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비현실적인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설득력을 얻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많은 시청자는 김수현을 '별그대'에서 가장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꼽기도 했다.

    활약한 것은 두 주연 배우만이 아니다.

    '4각 관계'를 이룬 박해진(이휘경 역)과 유인나(유세미 역), '소시오패스' 범죄자를 연기한 신성록(이재경 역), 도민준의 조력자 김창완(장영목 역)을 비롯해 천송이의 매니저 김강현과 동생 안재현까지 많은 개성적인 연기자가 활약했다.

    또 주연 배우들과 크고 작은 '인연'을 지닌 카메오도 적재적소에 투입돼 화제를 낳았다.


    예를 들어 '해를 품은 달'에서 김수현과 파트너를 이룬 정은표는 조선시대 '집주름'에 이어 현대에서도 '부동산 중개업자'로 등장해 카메오의 출연조차 연속성이 있었다.

    ◇ 치밀하고 섬세한 대본과 연출

    '별그대'는 곳곳에서 박지은 작가와 장태유 PD가 오랜 시간 이야기 구성과 촬영에 공을 들였다는 점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작품은 기본적으로 회상을 통해 조선시대, 천송이의 유년 시절, 현재 등 다양한 시점을 오가며 두 주인공의 오랜 '인연'의 고리를 조금씩 풀어놓아 흥미도를 높였다. 바로 드라마의 구성이 탄탄하다는 인상을 주는 이유다.

    또 매회 빠짐없이 등장한 에필로그가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에필로그는 방송이 끝나면 등장하는 1~2분 길이 영상으로 본 방송에서 못다 풀어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에필로그는 애초에 대본이 만들어지는 시점부터 염두에 두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제작하기 어려운 장치인 만큼 이야기 구성에 많은 준비가 있었음을 짐작케한다.

    또 드라마의 전개를 암시하는 여러 복선도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어 초능력이 약화하는 에피소드는 초반 웃음을 주는 장치로 작용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말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이 드러난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동화책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나 도민준의 몸 상태를 보여주는 화초 등 많은 도구들이 드라마의 결을 다층화하면서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드라마에서 사용된 다양한 특수효과가 작품의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방송 끝으로 가면 어김없이 '생방송'이 되는 한국 드라마 제작 관행을 고려하면 제작진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을 거듭했음이 짐작된다.

    도민준이 절벽 앞에서 자동차를 멈추는 장면, 말을 타고 하늘은 나는 장면, 사람과 사물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장면, 시간을 멈추는 장면 등이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CG 장면들이 결코 어색하지 않게 드라마에 효과적으로 녹아들었다는 점. 장태유 감독이 '장따고'(원하는 장면을 위해 촬영을 거듭한다는 의미) 별명에 어울리는 연출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 이야기라는 특이한 설정,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전지현과 마케팅 파워가 다시 확인된 김수현의 매력, 박지은 작가의 많은 노력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졌다"고 작품의 성공을 분석했다.

    다만 유명 만화가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표절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에서 결말까지 다른 영화와의 유사성이 지적받는 점, 작품이 점차 멜로에 치중하면서 선·악 대결의 긴장감이 예상보다 싱겁게 해소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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