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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사주즉, 불여대운(四柱卽, 不如大運)

  • 기사입력 : 2014-03-0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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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중국을 다녀왔다. 그런데 음식점이나 술집 입구에 수염이 긴 관우(關羽, 관운장)의 상(像)이 있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물어 보니 중국인들은 관우를 재물(財物)과 상업의 신(神)으로 받든다고 했다. 그래서 장사를 하는 집이면 관우의 상을 모시고 돈이 많이 들어오게 비는 풍습을 따르게 되었다고 한다. 돈이 들어온다는데 뭐 그 정도야 못하겠는가.

    경자(庚子, 55세)생인 김모 씨는 매우 똑똑하다. 지역의 상고를 다닐 때부터 전교에서 1등이었고, 졸업하자마자 은행에 취업해 승승장구했다.

    한마디로 잘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능력 있다고 소문이 나서 그런지 증권회사에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우트했다. 그 당시 증시가 한창 뜨거웠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후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주식이 곤두박질치면서 증권회사에서는 높은 임금을 받는 간부부터 해고했다. 이후의 삶은 그야말로 엉망이 되고 말았다.

    무술(戊戌, 57세)생인 최 사장은 최종 학력이 중졸이다. 사람 좋다는 소리는 듣고 사는 편이지만 공부를 못 했으니 무식하다는 소리도 듣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쓸모없이 버려진 임야를 개간해서 단감농사를 지으며 억척스럽게 일만 하고 살았다.

    그런데 그 쓸모없던 땅 턱밑에 대단지 아파트가 떡하니 들어찼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넓은 임야가 상가지역으로 바뀌고 집을 지을 수 있게 되니 땅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았다.

    대출금이 하나도 없이 알짜배기 땅을 많이 가진 사람은 인근에서 최 사장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는 농사를 때려치우고 부동산중개업을 한다. 엊그제 만났더니 그 땅에다 빌딩을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한 방에 인생역전이다.

    경자생 김모 씨는 신강(身强) 사주로서 재물을 두고 다투고자 하는 이가 무리를 이루고 있다는 군비쟁재(群比爭財) 사주다. 이런 사람은 돈이 없다. 재물을 탐하면 쪽박 차는 거지 사주다. 투기성 재물이 모이는 증권회사에 가면 안 되고 안정된 재산을 취급하는 은행에서 계속 근무해야 맞다.

    그랬다면 신강 사주의 특징대로 우두머리 기질을 발휘해 그 조직에서 최고가 될 수도 있었다. 안타깝다.

    반대로 무술생 최 사장. 누구 보고 자기 땅 앞을 개발해달라고 한 적도 없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도 어느 날 자고 나니 부자가 되어 있었다.

    만약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의 부친은 그를 위해 임야를 헐값에 팔아서라도 아들을 위해 공부를 시켰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의 최 사장은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공부운은 없지만 재물운이 강한 사주다. 초년운은 안 좋았지만, 30세 이후의 대운(大運)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이제 그 누구도 최 사장을 무시하지 못한다.

    현대인들이나 과거 사람들이나 가장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돈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을 정도니까 말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소원 한 가지를 말해 보라면, ‘부자 되게 해주세요’라고 하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운(運)이란 이런 것이다. 똑똑하고 잘났다고 뛰어봤자 운 좋은 놈에게는 못 당한다. ‘사주즉, 불여대운(四柱卽, 不如大運)’이라고 했다. 사주가 아무리 나빠도 대운 좋으면 잘 산다. 뒤집어서 해석해 보면 사주가 아무리 좋아도 운이 나쁘다면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 된다.

    지금 잘나가는 최 사장이나 죽을 맛인 김모 씨,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역학연구가·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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